“코로나 전파 속도보다 빠른 공포심이 세계경제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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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그 자체보다 발열, 호흡곤란처럼 인간의 신체에 고통스러운 면역반응을 불러 오기 때문에 무섭다. 세계 경제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자체가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대한 공포감에 짓눌린 상황이다.

◇ 뉴욕증시 연이틀 폭락세 : 코로나가 중국에서 확산해도 사상 최고를 경신하던 뉴욕 증시마저 주저 앉았다. 미국도 코로나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25일(현지시간) 보건당국의 전망에 뉴욕증시는 연이틀 3%대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1주일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코로나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한반도 역시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이를 놓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러스 공포가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빠른 전파 속도로 한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염병은 테러공격과 금융 위기처럼 특유의 불확실성으로 공포를 불러온다. 정부와 개인은 선제적 대응이라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면역반응을 내놓는다. 정부는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돈을 풀고 개인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몰린다.

◇ 각국 중앙은행들 금리인하 여력이 없다 :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금리 인하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미국마저 무너지며 코로나가 전 세계로 대유행(팬데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 문제는 금리를 내려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금리 인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촉발한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면 이미 각종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사재기는 시작돼 수요는 넘쳐난다. 오히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할 공급이 부족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1년 9월 11일 테러리스트 공격 이후 뉴욕 증시는 추락하고 미국 전역의 경제활동은 마비됐다.

결국 연준은 금리를 내렸지만 대규모 추가 테러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와 기업들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금리를 내려서 경제가 되살아난 것이 아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준이 금리를 내려서가 아니라 정부가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을 구제하면서 공포심이 사라진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금리 수준이다. 911테러가 있었던 2001년과 금융위기가 났던 2008년 연준은 금리를 5%포인트(p) 낮출 여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은 1.75%p에 불과하다.

결국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넘어간다면 각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향방이 정해진다. 2001년 대테러전과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동맹국들은 똘똘 뭉쳐 극복했다.

◇ 코로나19, 탈세계화와 보호주의 강화 : 하지만 전염병 확산에 각국은 서로를 향한 빗장을 걸어 잠그며 국경을 강화하고 있다. 방역이라는 미명하에 교역과 이동의 장벽을 높이는 데에 꺼리낌이 없다. 전염병은 탈세계화와 보호주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911테러와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국제공조를 코로나 위기 속에서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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