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우한 바이러스’ 고집에 G7외무장관 공동성명 못내

발생지·위험 알릴 책임 중국에 강조

다른 G7, 불필요하게 분열 초래 반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화상회의를 마친 뒤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원국이 코로나19 관련 중국의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우한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쓰자고 주장해 이날 공동성명을 도출할 수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한(武漢) 바이러스’로 언급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주요 7개국(G7)의 외무장관 회의에서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25일(현지시간) 독일 슈피겔·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진행한 G7외무장관 회상회의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했고, 중국은 그 위험을 세계에 경고할 특별한 책임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건 중요하다며 ‘우한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고집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에 속한 다른 국가는 반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늦추고, 부족한 의료물품 공급에 대처하려면 국제 협력이 중요한데 불필요하게 분열을 초래하는 용어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이런 비판을 싹 무시한 걸로 전해졌다. 병명을 특정지역과 언급하는 건 차별과 아시아계 미국인을 목표로 한 공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금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회상회의 뒤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한 바이러스’가 G7간 균열의 원인이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은 채 “의견 불일치는 전면적인 게 아니라 전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다른 발언에선 중국과 대치 상황이 쉽게 풀리긴 어렵다는 걸 읽을 수 있다. 그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완전한 투명성이 필요하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을 포함해 모든 이들에 의한 완전한 투명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언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지 않겠다고 한 것과도 배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게 중국에서 왔다는 건 모두가 안다”며 “나는 더는 그것 때문에 큰 일을 벌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2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온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한 뒤 ‘중국 바이러스’라는 말을 써왔다. 코로나19 발원지를 두고 미국·중국이 극한의 감정싸움을 벌이는 데 대한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점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 수 접을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그러나 중국발 바이러스라는 입장은 분명히 하고 있어 인종차별적 용어를 또 구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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