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더 가난해져” 링컨프로젝트에 ‘발끈’…트럼프 새벽 1시 ‘분노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리조나주에 있는 허니웰 공장에서 마스크가 생산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이 곳에 도착하기 전엔 마스크를 착용할 수도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지만, 실제론 고글만 쓴 채 ‘노(No) 마스크’로 공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이름만 공화당인 사람이 정치 초년생인 나에게도 4년 전에 졌다. 이런 패배자가 ‘링컨 프로젝트’라는 걸 하는데 에이브(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에겐 수치스러운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새벽 1시쯤 날린 폭풍 트윗의 일부다. 밤잠을 설쳐가며 분노의 문장을 생산한 이유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정치사(史)·선거·배신·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두 응축돼서다.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한 건 전날 전파를 탄 ‘미국에서의 애도(Mourning in America)’라는 1분짜리 정치 광고다. 광고주의 정체·제목·내용 모두 휘발성 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진 정치활동위원회 ‘링컨 프로젝트’가 광고주다.

링컨 전 대통령을 앞세워 보수의 본산인 공화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한다는 뜻을 담았다. 조지 콘웨이, 스티브 슈미트 등 4인의 정치전략가·전 의원 등이 작년말 세웠다. 최근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광고의 제목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며 1984년에 낸 광고 ‘미국에서의 아침(Morning in America)’을 차용했다. 당시 이 광고는 ‘레이건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미국은 더 자랑스럽고, 강하고, 더 나아졌다. 4년 전 더 나빴던 때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새벽 1시께 자신의 재선을 반대하는 공화당 인사들의 단체 링컨 프로젝트가 낸 정치광고 ‘미국에서의 애도(Mourning in America)’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트윗을 연속으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링컨 프로젝트는 이를 철저하게 비꼬았다. 코로나19 대응에 무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미국은 더 약하고, 아프고, 가난해졌다. 미국인은 묻고 있다. 이렇게 또 다른 4년이 흐르면 미국이 존재할 건가’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코로나19 사망자 급증 뿐만 아니라 실업률 급등, 황폐한 공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짚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가 치밀어 오른 걸로 보인다. 이날 새벽 12시 46분부터 4차례 연속 트윗을 날렸다. 그는 링컨 프로젝트에 참여한 조지 콘웨이를 염두, “켈리엔이 달덩이 같은 얼굴의 패배자 남편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난 모르지만, 정말 나빴던 게 틀림없다”고 했다. 켈리엔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백악관 선임고문이다.

관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줄리안 즐라이저 프린스턴대 교수(정치사)는 트위터에 “그 누구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미국에서의 아침’ 광고보다 나은 걸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링컨 프로젝트가 그걸 한 거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마스크를 만드는 애리조나주의 허니웰 공장에서 내부 방침을 어기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고글만 썼다. 뒷쪽에 있는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 캐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은 모두 맨 얼굴이다. [A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스크를 생산하는 애리조나 허니웰 공장으로 떠나기 전 폭스뉴스가 링컨 프로젝트에 대해 묻자 “링컨 전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이다. 그들은 ‘패배자 프로젝트’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반격했다.

그는 허니웰 공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도착 전엔 마스크 공장에 가니 쓸 수도 있다고 했지만 실제론 고글만 착용했다. 참모진도 모두 노(No) 마스크였다. 공장 내부엔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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