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지침 없이 등교 날짜만 발표…불안한 학교 방역에 ‘등교 연기’ 청원 봇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등교 수업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교육부가 이달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등교 일정을 발표했지만, 세부지침 없이 등교 날짜만 발표해 일선 학교 현장이 대혼란에 휩싸였다. 1~2주 뒤에는 초·중·고등학교의 등교가 본격 시작되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학생간 거리 띄우기, 급식 문제, 수업시간 차별화 등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다. 더욱이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도 전체의 15%에 달해, 성급한 등교를 미뤄 달라는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를 미뤄달라는 청원이 10여개에 달한다.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8만5800여명), ‘초등학교 저학년, 유치원 우선 등교 반대합니다’(3만6500여명), ‘등교선택권을 보장해주세요’(1만8000여명) 등이 대표적이다.

한 청원인은 “급식과 여름철 냉방문제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야기하지 않고, 왜 추후에 공지하느냐”며 “저학년과 유치원의 등교개학을 늦춰주고, 더 이상 개학 시기를 늦출 수 없다면 등교선택권을 모든 학년의 부모와 학생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일선 학교도 성급한 등교 일정 발표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순차적인 등교 일정을 발표하면서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오전·오후반 운영 ▷수업시간 탄력 운영 등을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유은혜 부총리는 “학생들이 학교에 오자마자 자신의 책상을 스스로 닦고 학교 내에서 이동할 때 양팔 간격 정도로 앞사람과의 간격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대부분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오전·오후반을 운영하면 수업을 두번씩 해야 하고, 시차 등교나 수업시간 탄력 운영도 사실상 어렵다”며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한반에 20~30명인데 책상닦이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당장 학급당 교실 면적은 대체로 66㎡인데,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곳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인 ‘두팔 간격 유지’가 어렵다. 또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 가동이 어려울 경우, 찜통 더위에 마스크까지 쓰고 수업이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학부모 김 모씨는 “입시가 걱정되는 고등학생들은 몰라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마스크를 쓰고 모여서 꼭 수업을 해야 하느냐”며 “처음에는 오전만 등교해보고 정착될 경우 서서히 급식까지 적용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성급히 등교를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방역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등교를 시작해야 하는데, 등교 후 감염병이 다시 유행하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는 말을 교육부가 너무 쉽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 4월1일 기준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중학교의 23.2%, 초등학교의 12.9%, 고등학교의 6.2%에 달한다. 더욱이 보건교사가 있는 학교도 1명에 불과해, 학생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보건교사가 방역준비와 물품구매 등의 역할을 혼자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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