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복지지원단, 공공기관인 줄 알았는데 다단계식 자격증 영업”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복지몰’을 제공한다며 상담사를 모집하고, 기업, 상담사 등으로부터 수십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낸 중소기업복지지원단(중기단)이 돌연 서비스를 중단해 가입 기업 2000여 곳과 영업사원 60여 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기단은 정부 지원 업체인 것처럼 위장, 사업비 등을 받았다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6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중기단은 2017년부터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은 정식 업체라며 건강검진, 여행, 레저, 복지몰 등을 제공해주겠다고 홍보해 중소기업 수천 곳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돌연 서비스를 중단, 가입 기업들에 총 수십억~수백억원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총 피해 금액에 대해 중기단 측은 20억원, 피해자들은 250억원이라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중기단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복지몰을 운영하면서 이를 상담하는 ‘복지지도사’를 모집했다. 기업복지지도사 1급은 165만원의 교육비를 ㈜한국기업복지지도사협회에 내고 과정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이 업체는 2018년부터 지도사를 모집, 이들이 다시 교육생을 유치하면 수수료를 주는 방식으로 이른바 ‘자격증 다단계 영업’을 해 왔다. 사실상 영업사원 역할을 한 셈이다.

이렇게 모집된 지도사들은 중기단의 복지 서비스인 ‘토닥토닥e복지(이하 e복지)’를 중소기업에 판매했다. 업체는 지도사를 통해 1년 갱신을 조건으로 인당 20만원을 내고 가입하면 건강검진 등 최대 290만원 상당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지난해 기준 e복지 서비스에 가입한 기업만 해도 2000여 곳에 이른다.

기업과 지도사 등 피해자들은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은 사업이라고 중기단 측이 홍보했는데 속았다”며 항의했다. 지도사로 일했던 고소인 A 씨는 “(이들 업체 대표가)지도사 1급이라는 민간 자격증을 ‘국가 등록 정식 자격증’인 것처럼 포장해 지도사들을 모집했다”며 “협회가 다단계식으로 영업을 운영하면서 영업부장들에게 받는 돈인 소위 ‘사업부장비’ 3998만원을 대표가 소유한 회사인 협회에 입금했다”고 덧붙였다..

서비스에 가입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복지몰 플랫폼에 비용을 내고 입점해 물건을 납품하던 기업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을 통해 피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토닥토닥 e복지 사용자들 모임’ 운영자는 “피해가 세 곳으로 추려진다. 중기단 내에서 다단계 형식으로 중소기업 계약 수주를 따내던 영업사원(지도사)들, 서비스를 계약했던 중소기업, 복지몰에 여행 상품이나 물건을 납품하던 업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현호 협회 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공공기관을 사칭하거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고 홍보한 적이 없다. 오히려 영업부장들에게 그러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지도사 1급 자격증에 대해서도 “국가 자격증이라고 속인 적이 없다”며 “지도사 자격증을 (내가)직접 만들어 고용부가 관리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20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지도사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고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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