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3년] 재정 만능주의 줄곧 고수…나라 빚 820조 사상 최고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재임 3년 내내 강조한 경제 기조는 '확장재정'이다. 위기 때마다 재정 카드를 우선 활용했다. 결국 이전 정부가 전체 임기 동안 늘린 재정 증가율을 일찌감치 따라잡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정부가 돈을 아껴 쓴 덕분에 가능했다. 이제는 다시 재정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쓸 때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약 3년 동안 재정 총 지출 규모는 32.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취임 당시 400조원이었던 우리나라 예산은 531조원으로 불어났다. 2017년 본예산 대비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지출 규모를 비교한 것이다.

매년 본예산을 8~9% 이상 늘리고, 다섯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결과다. 하반기 중 30조원 규모에 이르는 3차 추경까지 이뤄지면 총지출은 56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지출 증가율은 40%에 이르게 된다.

이는 전 정부가 늘린 재정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는 재임 약 4년간 본예산을 매년 2~5%가량 늘리고, 세 차례 추경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예산 규모는 325조원에서 400조원으로 약 75조원 증가했다. 총지출은 23.1% 늘어났다.

매년 경제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재정 지출 규모도 함께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게 문제다. 2017~2019년 3년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명목 GDP)은 약 9.9%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결국 문 정부의 3년 임기 동안 경제는 9%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예산 지출은 30%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번 정부의 확대 재정 기조는 스스로 노력의 결과라기 보다 앞선 정부들이 아껴둔 여력의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다르다. 앞선 3년간 재정 여력을 다 소진했기 때문에 남은 임기 2년 동안은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실제로 무리하게 빚을 냈던 탓에 중앙·지방정부가 직접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선 819조원(2차 추경 기준)을 기록할 예정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4%'를 밑돌게 됐다. 지난해만 해도 GDP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재정을 아껴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라는 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까진 여력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 경착륙을 막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재정을 늘려왔다"면서 "이제는 저성장,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아껴 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며 "우리는 고령 사회에 적합한 복지 구조를 구축해가는 과정이고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복지 시스템을 완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따라가다 보면 급격한 건전성 악화로 다시 한번 외환위기를 겪을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는 재정 이외 특별한 대책으로 국가경쟁력을 살려야 한다"며 "기업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세제 혜택·금융 지원을 통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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