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넘은 용단’…이재용의 굳건한 의지

이재용 부회장이 6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두고 안팎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용단을 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한민국 기업 총수로서 최초로 ‘4세 경영포기’를 선언하며 과감한 변화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제기됐던 각종 논란에 대해 모두 자신의 부족이라면서 몸을 낮추면서도 솔직한 소회를 밝히는 등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면서 발표문에 변화의 의지와 소신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며 참모진을 직접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내부 일각에서는 현재 재판 진행중인 ‘경영권 승계’ 이슈를 언급하고 더 나아가 4세 경영 포기 선언까지 하는 것에 대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한 생각이고 의지가 확고하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사과문 곳곳에서 솔직한 심정을 전한 점도 눈에 띈다. “삼성을 둘러싼 따가운 시선은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고개를 숙였고, 자녀 경영권 포기를 밝히면서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기는 주저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사과하며 머리를 깊이 숙였다. 무노조 경영이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을 직접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 동일인 변경에 따라 공식 총수에 오른 이 부회장이 총수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 6월 메르스의 진원지로 삼성서울병원이 지목돼 사회적 비판이 일자 삼성병원 운영주체인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서 대국민 사과한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임기 중 성과가 아닌 영속하는 100년 기업 삼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이 부회장이기 때문에 그동안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요구한 사과를 뛰어넘어 새로운 혁신을 꾀하겠다는 뉴삼성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서면이나 동영상 사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의 진정성을 보였다”면서 “각 이슈에 대한 직접 사과와 더불어 기업인으로서의 고뇌 등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새로운 가치까지 보여 ‘떠밀려 사과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잠재운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전했다.

정세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