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재정수지 적자, 유례 없는 규모로 ‘역대 최대’ 기록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해 3월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평년보다 2배 이상 급증,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무리하게 확장 재정을 펼친 탓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2020년 5월호'에 따르면 올 1~3월 통합재정수지는 45조3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7조3000억원)보다 적자폭이 2배 이상 커졌다. 동시에 적자 폭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통합재정수지는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지표다.

3월 누적 기준 관리재정수지도 55조3000억원 적자로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과거 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2015년(-25조80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로,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 조기집행으로 재정 지출은 역대 최대로 늘어났는데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든 탓이다.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은 69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 2월 전년과 비교해 1조8000억원 줄어든 국세는 3월에는 감소 폭을 6조원으로 더 키웠다.

세수진도율은 1년 전보다 2.7%포인트 떨어진 23.9%에 머물렀다. 2015년 22.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수진도율은 정부가 한 해 걷으려는 세금 목표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세수가 부진한 주요 원인은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법인세 세수 감소다. 1분기 법인세 세수는 15조4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조8000억원 줄었다. 올 한 해 동안 걷으려고 했던 법인세 세수 목표 64조3000억원 중 24.0% 밖에 걷지 못했다.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다.

반면 총지출은 164조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6조5000억원 늘었다. 1차 추경으로 재정 총지출 규모가 512조3000억원에서 523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재정을 조기에 집행한 영향이다. 실제로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2020년 관리대상사업 총 307조8000억 원 중 3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108조6000억원으로, 집행률은 35.3%였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이다.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 사업 예산도 8조6000억원이 집행됐다. 세입 경정 8000억원과 예비비 1조원을 제외하면 집행률이 86.7%에 이른다. 당초 기재부가 내걸었던 국회 통과 후 2개월 내 75% 집행 목표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경까지 반영되면 재정 지출 속도는 더 빨라지는 반면 국세 수입은 계속해서 코로나19 등으로 더딜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정수지 적자는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31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 늘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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