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개그콘서트’ 중단, 그 이후는?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2 ‘개그콘서트’가 중단됐다. KBS는 “‘개그콘서트’가 달라진 방송 환경,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공개 코미디의 한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이를 “폐지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999년 9월 4일 시작해 거의 21년간 쉬지 않고 방송돼온 ‘개콘’은 수많은 스타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의 장을 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부진을 거듭했다.

플랫폼 환경이 지상파 외에도 케이블이나 유튜브와 OTT, 웹예능 등 다매체로 바뀌면서 시청자의 니즈도 다양해졌다. 공개코미디 형태의 ‘개콘’만으로는 형식이나 내용에서 다양한 코미디 욕구를 담기 힘들게 됐다. 마치 김병욱 PD의 시트콤인 ‘거침없이 하이킥’의 병맛 유머가 지금은 안먹히는 것과 비슷하다.

KBS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19금(禁)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표방한 ‘스탠드업’을 방송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미국과 달리, 더구나 KBS에서 소재 제한이 만만치 않을텐데도 그런 시도를 했다는 자체는 칭찬받을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바뀌었다는 소위 시대 타령을 하는 사이, 경쟁의 양상은 금세 달라진다는 사실은 이미 트로트 사례에서 경험한 바 있다.

KBS는 트로트의 산실이었다.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아침마당’ 등 트로트 가수들이 놀 수 있는 무대가 충분했다. 하지만 그 꽃은 예상 외로 ‘미스터트롯’을 히트시킨 TV조선이 피웠다.

트로트는 방송가에서 귀하게 여기는 아이템이 아니었다. 소위 널려 있는 소재였다. 서혜진 PD-노윤 작가팀은 마치 봉이 김선달 같은 존재다. 흔한 물을 병에 담아 생수 브랜드를 달고 비싼 값에 팔아먹은 격이다. SBS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과 재주, 기예(서커스)를 소개한 ‘스타킹’을 함께 만든 힘을 트로트로 다시 한번 시도해 대박을 친 게 ‘미스터트롯’이다.

임영웅은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무대’에서 5연승을 했다. 임영웅 처럼 트로트를 하는 젊은 친구들이 한때 KBS 복도에서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들에게 빛을 내고 광을 내는 건 다른 문제다. 관성적으로 보다보면 ‘작품’이 되는 건지, ‘물건’이 되는 지 알기 힘들다.

지금 코미디도 트로트와 비슷한 상황에 접어들었다. ‘개콘’을 연출했던 서수민 PD도 JTBC에서 ‘장르만 코미디’를 오는 7월 선보인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건 시청자에겐 좋은 서비스지만, ‘개콘’에서 활약하던 백 명이 넘는 개그맨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KBS의 분발을 부탁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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