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CSR 활동 효과 금액으로 측정

신한금융그룹이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를 화폐로 환산해 측정한다. 금융권에서는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지난해부터 측정치를 금액으로 발표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사진)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그룹 내 사회책임경영위원회에서 마련한 ‘신한 사회적가치 측정체계’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그룹의 활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 회장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간 신한금융은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기업윤리·CSR연구센터’과 공동으로 사회적가치 측정체계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그룹에서 펼치는 다양한 기업사회적책임(CSR) 활동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평가되지 않아 왔다”며 “CSR 활동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모델을 최근에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한 사회적가치 측정체계’는 신한금융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론적 체계이다. 그룹이 수행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계산식인 셈이다.

가치 측정 결과물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사회공헌에 투입된 물적·인적 자원으로 인해 절감된 사회적비용과 새롭게 창출된 사회적 부가가치 증가분을 산출한다. 이어 개인과 법인 등 사회공헌 수혜대상에 미치는 직·간적접인 변화를 현재가치로 측정한다. 신한금융은 이번에 마련한 측정 체계를 기반으로 향후 사회공헌활동의 지원 대상을 선별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이 펼칠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지원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희망사회프로젝트와 혁신성장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3000억 규모의 사회적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본사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는 그냥 후원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는 지표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번에 마련된 측정 체계로 과거 사회공헌활동의 가치를 평가해 결과물을 전 그룹사에 공유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을 실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올해부터는 사회책임보고서(SR) 통해 매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보고할 예정이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도 기업의 사회적 활동을 신용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정량적 측정기준 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다. 신한금융이 선제적으로 측정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향후 만들어질 국제기준에도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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