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공적마스크…이젠 수출문 열자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마스크 생산업체의 제품 생산 모습. [연합]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 말, ‘마스크대란’이 전국을 덮쳤다. 정부는 3월부터 KF80 이상 보건용 마스크 수출을 규제했다. 이와 함께 공적마스크 판매제를 실시, 주간 인당 2매(현재 3매)로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 방역물자로서 마스크자원 관리를 강화했다. 이후 마스크 생산은 크게 늘었고, 보건용 마스크 제조·생산 기업 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40개에서 두달만에 140개로 급증했다. 팬데믹 이후 월 6000만개 수준이던 마스크 소비량은 5월 들어 4800만장으로 대폭 줄었다. 현재 국내 공급량은 8500만장을 웃돌고 있지만 수출 규제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은 마스크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3, 4월 중국이 수출한 마스크는 총 278억장. 전체 수출액 중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6%인 17조원에 달한다. 이제 관리가능한 수준에서 수출규제를 풀고, 해외에서 호평받는 ‘K방역’의 한 축으로서 마스크산업 육성이 절실해졌다. 마스크산업 현황과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K방역 마스크산업 ① 수요 주는데 공급량은 급증

2018년 미세먼지가 국내를 강타하면서 마스크 수요가 폭증했다. 기존 마스크업체들은 앞다퉈 생산설비를 늘렸으며, 신규 진입 업체도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세먼지 일수와 농도가 감소면서 마스크가 넘쳐났다. 업체들은 사업정리에 바빴다. 지난해 정부가 편성한 미세먼지 관련 추경예산 집행률도 66%에 불과했다.

이 여파로 올 1월까지 국내에 남은 마스크업체 수는 40여곳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가 덮쳤다. 마스크는 품귀를 넘어 대란 수준으로 부족해졌다. 정부는 황급히 마스크 제조 지원금을 늘리고, 마스크 인증기준을 완화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전 40여개 밖에 되지 않던 보건용 마스크 제조·생산기업 수는 140여개로 폭증했다. 올해에만 63개 사가 163개의 보건용 마스크 허가를 받았다. 5월 들어 부족했던 마스크 공급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공급과잉에 대한 대비책은 없다. 도산과 사업정리, 마스크 공급 부족이 재발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A업체 관계자는 “현재의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게 해줘야 늘어난 제조업체들이 도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야만 동절기 코로나19 재유행의 경우에도 안정적인 마스크 수급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마스크 업체들은 일일 생산량의 80%는 공적마스크로, 20%는 자체 납품처에 공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 단위로 6000만개 수준이었던 마스크 소비량은 5월 들어 4800만장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마스크 제조업체가 크게 늘면서 마스크 국내 공급량은 8500만장을 상회하고 있다. 소비되지 않고 남아도는 정부 비축분이 4000만장 가량 되는 셈이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되자 정부는 공적마스크 구매 가능 수량을 1인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해외거주 가족용 마스크는 한 번에 최대 36장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마스크업계는 “정부가 초과 생산되는 마스크를 모두 받아 무한정 재고로 쌓아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때문에 마스크 제조사들은 공적물량이 끝나는 6월 말 이후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영세 마스크 제조업체 상당수가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도산했을 것이다. 이제 수출재개 등 마스크정책에 변화를 줘야 하며, 그래야 영세업체들도 살아남을 수가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의 공급과잉을 해외 수요처로 돌려 활로를 찾게 해달라는 것이다. 수급상황에 따른 단계적인 수출규제 해제가 필요하고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B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산 마스크를 수입하고자 하는 해외 업체가 대거 몰려오고 있다. 정작 수출이 금지돼 있어 답답하다. 국산 마스크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지금 공적마스크 물량을 제외한 20%라도 해외에 팔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내 마스크산업 생태계를 살리고, 업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은 현재로선 이것 뿐”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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