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등에 업고 2000선 회복한 코스피

코스피가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가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하면서 향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미·중 무역 마찰과 국내 수출 부진은 향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8포인트(1.76%) 뛰어오른 2029.78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6일(2,040.22) 이후 두 달 반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을 회복했다.

이는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저점(1,457.64)과 비교해 572.14포인트(39.25%)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이제는 1월 전고점(2,267.25)에 도달하기까지 앞으로 237.47포인트(11.70%)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현금 유동성 역시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동학 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앞서 코스피가 2000선을 내주고 추락한 3월 9일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6조27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8조5350억원, 기관이 5970억원가량을 각각 순매도한 데 비추어보면 사실상 개인 투자자들이 이 기간 주가지수를 지탱한 셈이다.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도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둔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약 43조8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27조3384억원)과 비교해 60% 급증한 수준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미·중 무역 마찰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지수의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미·중 무역 마찰의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주식시장은 미·중 마찰의 범위를 확인하고 반응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식시장은 아직 미·중 무역 분쟁과 관련된 불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며 "추가로 지수가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우선은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일시 '휴전'에 들어간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거칠게 충돌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고 나서면서 양국의 갈등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수출 부진 역시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기업의 특성상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필수적인데, 아직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앞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 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6% 줄면서 2009년 1월(-26.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막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는 어렵다"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수출 증가 추세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각국에서 팽창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쓰면서 불어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주가가 당장 하락할 가능성 또한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결국 지수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경제 활동 재개 추이를 주시하며 숨 고르기를 진행하는 동안 앞선 상승에서 소외됐던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 수준을 맞추는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erald@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