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급속 충전’…기아차, 유럽형 출퇴근용 전기차 낸다

시트로엥 에이미. [시트로엥 제공]
기아차 초소형 전기차 상상도. [오토익스프레스 제공]

기아자동차가 3시간 만에 완충되는 초소형 전기차(EV)를 유럽시장에 내놓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전기차 이용률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27일 자동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기아차 유럽법인은 이르면 3시간 만에 완충할 수 있는 ‘급속 충전’ 초소형 전기차를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대중교통을 꺼리는 이들을 위해 스쿠터, 자전거, 킥보드 등을 대체하는 도심형 이동수단이다.

기아차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 에밀리오 에레라(Emilio Herrera)는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도심형 초소형 제작을 연구 중이며, 해당 모델을 통해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초소형 전기차는 초소형 사이즈로 제작되는 만큼 최대 2인이 탑승할 수 있으며 공유경제에 기반한 플랫폼으로 제작된다.

업계는 5.5kWh 초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을 탑재해 약 70㎞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속도는 45㎞/h 수준이다. 배터리팩 무게는 500㎏ 이하로 경량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언제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도록 전기차 전용 소켓 외에 220V 콘센트용 케이블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완충 시간은 약 3시간이다. 좁은 골목길에 특화한 크기로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모델은 시트로엥 ‘에이미(AMI)’다. 평균 주행거리와 공간 구성 등 여러모로 닮았다. 특히 운전면허증이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에이미’는 프랑스 기준 14세 이상(유럽 기준 16세 이상)이면 면허증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기아차는 공유차 수요가 많은 유럽을 시험무대로 삼아 초소형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구독 서비스와 공유 플랫폼 도입을 통해서다. 시트로엥 ‘에이미’의 경우 월 19.99유로(약 2만7000원)의 48개월 장기렌트와 0.26유로(약 350원)의 1분 이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에레라 COO는 “구독 서비스는 대중교통과 비슷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한 달 또는 일주일 단위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여 프로그램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승용차와 상용차로 구분되는 전기차 이원화 전략도 추진한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Canoo)와 협업해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의 중·소형차를 만들고, 상용 전기차는 영국 어라이벌(Arrival)과 협력해 도심에 특화된 초소형 모델로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초소형 전기차 역시 이런 협업의 연장선이다. 배터리와 구동모터를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플랫폼 위에 얹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과 생산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내년 선보이는 전기차 전용 모델인 ‘CV’와 함께 개인형·공유형 라인업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목표로 세운 2022년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은 5%다.

기아차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많은 이들이 개인 자동차가 안전한 공간이라고 인식했고, 기아차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품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원가 경쟁력 개선과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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