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당분간 안 해요”…장갑 끼고 소독제 뿌려도 불안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이른바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쇼핑몰 역시 비상이 걸렸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물류센터발(發)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맘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배송 상품을 통해 감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온라인몰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이 발생, 확진자만 70여명에 이르고 있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69명으로 집계됐고,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마켓컬리도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했다. 쿠팡과 마켓컬리 모두 해당 물류센터를 임시 폐쇄한 상태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00명이 근무하는 쿠팡의 물류센터에 이어 300명이 일하는 마켓컬리 물류센터마저 뚫리면서 대규모 집단 감염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쿠팡과 마켓컬리는 직원들의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하고, 전체 물류센터에 열감지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물류센터 규모가 워낙 크고, 구내식당이나 흡연실에서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해 추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건물 외벽에 회사 간판이 걸려 있다. [연합]

그동안 온라인 장보기에 의존해왔던 소비자들은 “배송 물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2) 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기적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해왔는데, 택배 상자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30) 씨도 “당분간은 온라인 쇼핑몰 대신 대형마트나 동네슈퍼를 방문해 장을 볼 것”고 말했다.

온라인 맘카페나 SNS에서는 ‘안전하게 택배를 뜯는 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장갑을 끼고 택배 상자를 옮긴 후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 박스를 소독한 후에 상품을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명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차모(44) 씨는 “택배 상자로 전염이 안 된다고 하지만 찝찝하고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면서 “SNS에서 안전하게 택배를 받는 방법을 접한 후에 택배 상자는 물론 현관문 손잡이까지 꼼꼼히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배송 물품을 통한 코로나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품을 받은 고객에게 코로나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다”며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거나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택배 수령 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서한이나 소포 등 물체 표면에서 오래 생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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