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찜통 날씨에…지속력 높여주는 화장품 매출 40%↑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색조 화장품 판매는 줄었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화장 지속력을 높여주는 제품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CJ올리브영은 이달 1∼28일 파우더와 프라이머 등 화장 지속력을 높여주는 제품의 매출이 전월 동기간보다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라이머는 모공과 주름 등 얼굴 표면의 요철을 채우는 제품으로, 파운데이션 등의 피부 밀착력을 높여 화장이 오랫동안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데 쓰인다.

화장품 업체 클리오의 '킬커버 파운웨어 쿠션' 등 장기 지속력을 앞세운 파운데이션 제품도 인기 상품 상위 목록에 들었다. 화장한 얼굴에 마스크를 쓰는 경우 마스크 안쪽에 파운데이션 등 피부 화장품이 묻는데, 이달 들어 기온이 오르면서 땀과 유분 분비량이 많아져 마스크 오염 정도가 더 심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최근 보송보송한 피부를 연출해 주는 파우더, 메이크업 고정력을 높여주는 메이크업 픽서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오휘'도 이에 발맞춰 '얼티미트 브라이트닝 프라이머' 4종을 출시했다.

오휘 관계자는 "최근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마스크에 베이스 메이크업이 묻어나는 것을 고민하고 두꺼운 메이크업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늘었다"며 "메이크업 지속력을 높여주면서도 단독으로 사용해도 얼굴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프라이머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로 가려지는 얼굴 외에 손톱 등 다른 부위를 꾸밀 수 있는 상품을 향한 손길도 많아졌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네일 스티커와 매니큐어 등 손톱용 제품의 매출은 전월 대비 42% 늘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여름이 가까워짐에 따라 기분 전환을 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네일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네일아트 브랜드 데싱디바는 얼마 전 화려한 장식을 앞세운 '더퀸 컬렉션'을 출시했고, 반디와 오호라도 각각 정글, 휴양지 등 여름 분위기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였다. 화장품 판매가 증가한 데는 지난 11일 신청 및 지급이 시작된 긴급재난지원금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6.8포인트 오른 77.6으로, 재난지원금 등 적극적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풀린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구체적인 효과를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2분기 실적이 나오면 영향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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