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자문 구한 삼성…노사 문제 전향적 변화 신호탄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삼성의 변화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최근 노사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 변화를 약속한 삼성의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초청 특강을 들었다.

초청 강사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문제를 지휘하는 문성현 위원장이다.

삼성은 1일 오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협약에 참여한 7개 계열사 사장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문 위원장은 ▷ 한국 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하면서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사장단을 향해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개인적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삼성의 계열사 인사팀장들이 모인 가운데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특강을 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 사장단이 한 곳에서 외부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중순 이우근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과 교수의 '중국의 ICT 기술 동향과 한중협력 방향' 강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해 2월 말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장단 대상 단체 강연도 중단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진행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연은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힌 대국민 약속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경직된 노사문제로 공격을 받던 삼성은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5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무노조 경영방침' 폐지를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노동 삼권을 확실히 보장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전격 합의한 것에 이어 이날 사장단이 문성현 위원장의 노사문제와 관련한 강연을 들은 것도 이 부회장의 사과와 궤를 같이한다.

삼성 관계자는 "2018년 반도체 백혈병 보상 합의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직고용, 순환출자 완전 해소에 이어 노사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변화된 모습과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7개 관계사는 이달 4일 열리는 준법위 정기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보고할 예정이다.

7개 사는 이날 노조 문제와 시민사회 소통 문제 등을 중심으로 한 세부 실천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