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세제 필요량만 구입” … ‘ 일회용 포장 제로’ 장보기도 OK

올가홀푸드 방이점 매장 내 ‘친환경 생활용품 존에서는 친환경 세제를 소분 판매하고 있다.
같은 종류의 상품을 담은 녹색특화매장 장바구니(왼쪽)와 대형마트 장바구니. 과일, 채소, 견과류, 섬유유연제, 반찬 등 같은 제품을 담았지만 제품 포장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김빛나 기자

최근 녹색특화매장으로 단장한 서울 송파구 소재 올가홀푸드 방이점. 매장 한 쪽에 자리 잡은 저울과 정수기를 닮은 흰색 통이 눈에 띈다. 이 곳은 친환경 세제·섬유유연제를 판매하는 ‘리필 스테이션’ 코너. 소비자가 공병을 가져와 상품을 필요한 만큼 담은 후 계산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어휴, 세제 한 번 구입하기 쉽지 않네요”직접 체험해본 리필 스테이션은 구매 과정이 생소해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빈 병에 세제를 담기 전에 병 무게만 따로 재야 하는데 그걸 잊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몇몇 손님은 지나가면서 허둥대는 기자를 관찰하기도 했다.

올가홀푸드 방이점은 환경부 지정 1호 녹색특화매장이다. 녹색특화매장은 늘어나는 친환경 수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다. 지난해 농산물 매출 중 저탄소 인증 품목이 54.7%를 차지할 정도로 친환경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특장점을 살려 기존 방이점을 부분 리모델링한 후 지난 달 19일 재개장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슬기로운 가치소비 생활’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마트의 올해 저탄소 인증 제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13.6%나 늘었고, 온라인몰인 SSG닷컴에서는 130%나 급증했다. 마켓컬리 역시 동물복지 계란이 일반 계란보다 43% 더 팔리기도 했다.

올가홀푸드 방이점은 녹색특화매장답게 매장 구석구석 친환경적 요소가 가득했다.

리필 스테이션에 이어 친환경 과일·채소가 벌크로 진열된 농산물 소분 매대가 눈길을 끌었다. 1인 가구라면 봉지째 사둔 채소나 과일을 다 먹지 못하고 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곳에선 원하는 품목을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8가지 나물 반찬을 소량 구매할 수 있는 나물 바(bar)도 있다. 반찬 용기를 가져오면 5%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또 매장 여기저기에 재사용 가방(프로듀스백)이나 종이 가방도 배치돼 있었다. 장볼 때면 무심코 여러 장 뽑아 쓰게 되는 일회용 비닐 등의 사용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일회용·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매장답게 ‘일회용 포장 제로(0) 장보기’도 가능했다. 실제 이날 구매한 과일, 채소, 견과류, 섬유유연제, 반찬 중 반찬 용기 뚜껑을 제외하고는 일회용 포장이 없었다. 과일·채소는 재사용 가방과 종이 상자에, 커피는 텀블러에, 섬유유연제 같은 생필품은 공병에 담았다.

대형마트에서 같은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아보니 확연히 차이가 났다. 녹색특화매장과 달리 대형마트 장바구니에 담긴 모든 상품에 비닐·플라스틱 포장이 있었다. 과일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겼고, 견과류와 반찬은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지에 밀봉돼 있었다. 친환경 포장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다만 별도의 노동을 필요로 하는 친환경 소비는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소비자가 직접 과일·채소 무게를 재야 하는 농산물 소분 매대에서는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소비자는 “무게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며 직원에게 채소를 원하는 만큼 담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직원들도 친환경 매장관리를 위해 별도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농산물 소분 매대에서 만난 한 직원은 “이전에는 매장에 포장된 상품 진열만 했다면 이제는 매일 아침 새 채소는 진열대 안쪽에 놓고, 먼저 들어온 채소는 바깥쪽에 놓는 선입선출을 한다”며 “일부 손님의 경우 왜 코로나19로 예민한 시기에 과일을 벌려놓고 파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윤경 올가홀푸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파트장은 “환경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녹색특화매장 1호로 선정된 만큼 제로 웨이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지속가능한 녹색 소비 캠페인을 진행하며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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