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막기 위해 재정·금융·세제 수단 총동원…불확실성은 여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정부가 마련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내외 여건 악화와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 등 불투명한 환경 속에서도 정책 역량을 총동원해 마이너스(-) 성장을 막고 미약하나마 플러스(+) 성장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재정·세제·금융 등 수단을 총동원하되,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최후의 보루’인 재정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에서부터 소비·투자 활성화, 76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전국민 고용안전망까지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19 후폭풍을 얼마나 막아낼지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정부는 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2.4%에서 대폭(2.3%포인트) 낮춘 것이지만, 국내외 기관들이 마이너스 전망에 비해볼 때 낙관적이다는 평가다.

홍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수의 기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고 있고 정부도 최근 대내외 여건을 종합 고려할 때 역성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추경을 비롯한 정책효과,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아 +0.1% 성장목표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2분기는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급감 등으로 1분기보다 상황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하지만 “코로나19가 국내적으로는 상반기에, 세계적으로는 하반기에 진정된다면 3분기 이후 정책효과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플러스 성장 목표를 제시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감도 제로(0)로 묶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46만6000명 감소하는 등 실업대란이 현실화하고 있으나, 고용유지 지원과 재정 일자리 등 지원사업 확대, 디지털·그린 분야의 한국형 뉴딜 등으로 취업자 감소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수출의 경우 대외 여건 악화로 지난해(-10.4%)에 이어 올해(-8.0%)에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소비·관광 활성화 등 적극적인 정책에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1.7% 증가하고, 건설투자는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경제전망은 크게 엇갈리지만, 마이너스 성장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0.2%를, 국제통화기금(IMF)은 -1.2%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0.2%)과 현대경제연구원(0.3%)은 0%대 초반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했으나, 무디스(-0.5%), S&P(-0.6%), 피치(-1.2%)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예상하고 있다.

관건은 코로나19의 진정 여부와 대외여건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해외에서의 감염확산이 조기에 차단되지 않거나 올 겨울에 다시 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재발할 경우 소비는 물론 수출의 동반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은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20%대의 큰폭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재연되면서 글로벌 교역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제조업 본국회귀(리쇼어링)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도 급격한 재편기에 들어갔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이후 경기가 반등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로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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