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나라는 방역 선진국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처럼 국경폐쇄와 외출통제 등 가혹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신속한 검사로 인구당 검사비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방역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의 자급이 가능했기 때문.
이 중 진단키트는 수출규제가 없어 가파른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K-방역’ 브랜드로 전 세계에 위상을 떨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진단키트 수출이 본격화된 4월 수출액은 총 2억123만달러(2467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출국도 1개 국가에서 103개 국가로 급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업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오상헬스케어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씨젠, SD바이오센서, 시선바이오머티리얼,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이 승인을 얻었다. 아직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지 않아 진단키트 수요는 더욱 늘 수밖에 없다.
국산 진단키트와 함께 방역마스크와 손소독제 등도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인도적 차원의 수출을 제외하면 마스크 수출은 사실상 금지돼 있다. 하지만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마스크를 수입하기 위한 해외 유통업체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지난 2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한 ‘중소기업 화상 수출상담회’에서 11개국 41개 바이어가 참석해 국내 중소기업의 마스크와 손소독제에 관심을 보였다.
국산 마스크의 글로벌 경쟁력은 ‘KF(Korea Filter)’ 인증제도. 해외에선 일반 보건용 마스크가 공산품이라 별다른 기준이 없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식약처가 미세먼지나 유해물질 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내는 지수(KF80, 94, 99)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분진 포집효율 80%, 94%, 99%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산 진단키트와 마스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세계 최대 마스크 수출국인 중국조차도 한국산 마스크를 원할 정도다. 중국은 산업용 마스크에 대한 인증제도(KN)만 있을 뿐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인증제도는 없다,
마스크업계 관계자는 “국산 마스크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지금 K-방역브랜드 육성과 업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B2B 수출을 허용해줘야 한다”며 “현재 180여개 업체가 FDA 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 승인만 있으면 언제든 중국산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