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불똥튈라” 항공업계, 미-중 갈등 하늘길 확전에 ‘예의주시’

'괜한 불똥튈라' 항공업계, 美·中 갈등 하늘길 확전에 '예의주시'
ⓒ News1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홍콩 보안법 등을 계기로 격화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하늘길로 확전됐다. 미국 항공사가 중국 정부로부터 운항 재개 승인을 받지 못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항공사의 미국행 여객편 운항을 막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제선을 잇달아 재개한 국내 항공업계도 양국의 갈등이 향후 운항계획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오는 16일부터 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쓰촨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의 미국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 교통부는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우리 항공사를 허용하는대로 같은 규모의 중국 항공기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면서 유나이티트항공과 델타항공의 중국 운항을 금지시킨 데 이어 최근 두 항공사의 중국 운항 재개 요청을 거부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금지시켰지만 중국 항공사의 미국 취항은 금지시키지 않은 상태였다.

국내 항공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이달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국제선 노선을 재개하는 등 운항을 확대하는 추세기 때문에 자칫 향후 국제선 운영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시애틀, 워싱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괜한 불똥튈라' 항공업계, 美·中 갈등 하늘길 확전에 '예의주시'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 등이 세워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위기에 봉착한 항공업계는 15일 상장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News1

주요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거나 증편했다.

문제는 중국 노선이다. 중국 노선의 경우 현재 중국 당국의 결정으로 항공사당 하나의 노선만 운항 가능한 ’1사 1노선제’로 제한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를 기점으로 이같은 조치가 해제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칫 양국의 갈등이 ’1사 1노선’ 제한 완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할 방향에 따라 양국으로 향하는 국제선 노선이 직접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에도 사드 사태 때 중국 정부는 국내 항공사들의 부정기 노선 취항을 불허하고 비자발급도 거부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각자 우리 정부에 자기들편에 서라 하면 괜히 그에 따른 유탄을 항공사들이 맞을까 우려된다”며 “과거 사드 이슈 때도 정치적 이슈에 항공사들이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 사이 직항 노선이 막히면서 한국을 거치는 환승수요를 확보하는 등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지금처럼 국가 간 이동이 제한적이고 여객수요가 낮은 상황에선 큰 영향을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직항이 막히면 스타얼라이언스 등 항공연합체를 통해 제휴사간 이동이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선 이득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며 “환승객이 많아진다 하더라도 공항에 좋은 환경이지 항공사들에 직접적으로 돌아올 이득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항공당국은 미국의 보복 대응 조치 이후 해외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제한을 다소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미 제재 조치 직후인 4일(현지시간) 해외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을 3주간 코로나 환자가 없을 시 현재 주1회에서 주2회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1사 1노선’ 제한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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