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1분기 외식시장 ‘역대 최악’

관광객이 줄어들어 한산한 명동 식당 골목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외식시장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방문 외식이 위축되는 등 외식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단체모임을 기피하는 분위기 속에 관련 수요가 많은 주점업과 출장음식 서비스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59.76으로 2019년 4분기(71.44) 보다 11.68p 하락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8년부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보합기준점(100점)을 밑도는 70점대를 유지해오며 침체된 외식시장 상태를 보여줬다. 여기서 경기지수가 더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 경영인의 어려움이 가중됐음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외식경기 악화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 들어 휴·폐업하는 식당이 줄을 이었다. 최근 폐업한 여의도의 한 삼계탕 전문점 관계자는 “코로나 터지고 3월 내내 저녁장사는 접고 점심시간에만 운영해오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결국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2분기 외식산업경기 전망지수는 65.96으로 다소 회복세가 예상된다. 다만 지난 2년간 경기지수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낮은 수치로, 코로나 전 상태로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종별로 살펴보면 한식음식점업 경기지수가 직전 분기 70.10에서 59.33으로 대폭 하락했다. 2019년 1분기부터 지속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코로나 이후 집밥 소비가 늘면서 한식이 다른 음식점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중식 음식점업(63.89)과 김밥 및 기타간이 음식점업(58.56)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주점업 경기지수는 52.68로 전체 외식업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8년도부터 60점대를 유지해왔으나 회식 등 술자리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동창회나 돌잔치 등 모임이 열리지 못하면서 출장음식서비스업(55.11)도 크게 위축됐다.

반면 배달 관련 업종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전문점의 1분기 경기지수는 68.79로, 타업종 대비 소폭(1.07p) 하락해 유일하게 60점대 후반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배달과 함께 포장 비중이 높은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업’ 역시 경기지수 변동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기관구내 식당업’ 경기지수(72.50)도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재택근무와 개강 연기 등의 마이너스 요인이 있었으나, 밖에 나가는 대신 사무실이나 공장 내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다.

외식산업경기지수를 업체 규모별로 분석한 데 따르면, 소·중형 업체보다 대형 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된 양상이다. 대형업체의 경기지수는 56.35로 전체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59.76)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소비심리 변화로 인해 대형 외식업체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형업체가 60.35, 소형업체가 62.08을 기록했다. 다만 경기지수 하락 폭은 소형업체(15.3p)가 가장 커, 코로나 여파에 따른 골목상권 외식업체들의 어려움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외식에 익숙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고, 간편식에 대한 소비도 학습돼 가면서 향후 식당이라는 공간에서의 소비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배달, 포장 등으로 공급 채널을 다양화해 수요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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