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LG, 현대차 제치고 재계 시총 3위 탈환…100조 회복 ‘눈앞’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대 회장 때 잃었던 재계 시가총액 3위 자리를 탈환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산규모가 절반에 불과한 LG그룹에 밀리는 ‘굴욕’을 겪게 됐다.

최근 코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지수를 회복했지만,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대부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G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시가총액 증가율을 보이며 현대차를 제치고 삼성과 SK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는 2,181.87로 마감하며 코로나19 이전 지수를 회복하며 작년 12월 30일 지수(2,197.67)에 바짝 다가섰다. 10대 그룹(공정위 발표 대기업 집단순, 농협 제외)의 5일 기준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지난해 말 920조원에서 911조원으로 1.1% 감소했다.

시가총액이 늘어난 그룹사는 10곳 중 삼성과 LG 두 곳뿐이었다. 삼성이 514조원에서 528조원으로 2.8% 늘어났고, LG는 87조원에서 95조원으로 8.5% 몸집을 키웠다.

대부분의 그룹들이 시가총액이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19.4% 줄어들며 10대 그룹 중에서는 감소 폭이 가장 컸고, 한화 그룹 시가총액도 18.6% 증발했다. 롯데(-15.49%), 현대차(-13.15%), GS(-10.58%), 포스코(-10.35%)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시가총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시가총액 변동 폭이 커지면서 순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SK는 시가총액이 4.44% 줄어들었지만, 삼성에 이어 2위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92조원으로 3위였던 현대차는 시가총액이 12조원 이상 쪼그라들며 LG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3위로 올라선 LG는 현대차와 격차도 15조원 가까이 벌리며 100조원을 눈앞에 뒀다.

LG와 현대차와 순위 변동은 대표 종목의 주가 희비로 갈렸다. LG그룹사는 LG전자 주가가 12.6% 내렸지만, LG화학이 36.7% 치솟았다. LG생활건강 역시 11.1%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사는 현대차 주가가 7.9% 떨어졌고, 현대모비스도 14.4% 하락했다.

단일 종목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에서도 LG화학과 LG생활건강은 각각 8위와 13위에서 7위와 10위에 올랐지만, 현대차는 5위에서 9위로 떨어졌고 현대모비스는 6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LG는 전기차와 온라인 소비 측면에서 앞서 있지만, 현대차는 전기차에서는 앞서 나가고는 있지만 내연기관차가 중심이다 보니깐 테슬라가 이끌고 갔던 전기차 주식 열풍에서 소외됐던 부분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nyang@heraldcod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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