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최다연패…감독 도중하차…’위기의 한화’ 탈출구는 어디에?

한화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한화 선수들이 7일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패하며 팀 통산 최다인 14연패에 빠진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결국 감독이 옷을 벗었다. 주전들의 부상, 엷은 선수층으로 팀 역대 최다연패를 기록할 만큼 고전을 거듭하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이 지난 7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이미 얼마 전부터 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터라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 한화는 이제부터 난국을 타개해야하는 커다란 숙제를 떠안았다.

'위기의 이글스호'는 일단 최원호 2군 감독이 감독대행자리를 맡아 이끌게 됐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주목받아 한화에 낙점된 최 감독대행이지만, 지도자 경력이 많지는 않다. 2군에서 유망주들을 발전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던 그로서는 팀 수습이라는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해야한다.

90년대 해태 삼성과 함께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던 한화는 2010년대 이후 약팀의 대명사가 됐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었다. 모 기업이 야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역연고선수와 팀 출신 순혈지도자를 선호하는 분위기, 부족한 팀 전력을 보강하고 장기적으로 팀을 만들어가려는 청사진보다는 당장 성적에 보탬이 될 노장선수들을 끌어모으는 댓가로 유망주를 유출해온 것이 한화의 현실이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7일 경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연합뉴스

김응룡 김성근 김인식 등 1세대 감독들을 잇달아 선임했지만, 팀 체질은 바꾸지 못했다. 일부 감독은 선수들의 혹사나 시대에 뒤떨어진 스타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임기영 노수광 오준혁 지성준 등 한화에 있었다면 보탬이 됐을 선수들은 30대가 넘은 FA를 영입하거나, 트레이드해오는 댓가로 팀을 떠났다.

베테랑들이 부진해도 이를 대체할 신예선수들이 눈에 띄지않고, 있다 하더라도 좀처럼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 역시 새겨들어야한다. 부동의 주전선수라도 부진하면 타순이 바뀌고 2군에 내려가는 등의 조치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미래를 보고 팀의 부족한 뎁스를 채워야할 기회인 스카우트도 지역 연고 선수들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타 지역 팜의 유망주들을 놓쳐왔다는 지적도 많았다.

2018년 불펜투수들의 믿기 힘든 역투로 3위에 오르며 11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기적같은 반등'은 그해로 끝이었다.

지금의 한화를 우승도전팀으로 보기는 어렵다. 물론 선발 5명 제대로 돌아가고, 외국인 선수 3명만 평균치를 해줘도 5강은 노릴 수 있는게 KBO리그라고 볼 때 시즌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올해 잔여 시즌, 또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정확한 방향성을 설정하는게 우선으로 보인다.

가능성을 보이는 신예선수들에게도 출장기회를 주면서 점차 주전과 백업의 수준차이를 줄여가고, 2군에서는 재목들을 가다듬어 1군에 수혈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는 것이 급해보인다. 베테랑선수들이라고 철밥통 주전을 보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이 왔다고 베테랑을 모두 내치고 젊은 선수들만으로 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극도의 부진을 보여도 주전으로 기용하거나, 1군에 불러놓고 쓰지도 않는 등 엔트리를 비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등의 과오부터 수정해 나가야한다.

최원호 감독대행과 한화 선수단, 또 한화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다. 베테랑과 신예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하며 육성과 성적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하며, 긴 시간 선수단을 주저앉힌 패배의식도 떨쳐내야한다. 곪은 상처는 터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아파하고 방치한다면 상처는 더 커질 것이고, 제대로 치료한다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 한화에게 올시즌은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야한다.

withyj2@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