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합의 불발 후폭풍] 노사정 대타협 사실상 무산…“잠정 합의 경사노위서 논의·이행돼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민주노총의 갑작스런 불참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추진 동력을 잃은 가운데 그간 논의됐던 잠정 합의사항을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이행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강경투쟁과 반대만 일삼으면서 '그들만의 리그'에 골몰해 온 민주노총을 아예 '패싱'하자는 얘기다.

노사정 합의를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 반대 조직들이 지난 1일 오전 2020년 제11차 중앙집행위원회(중집) 회의가 열린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 복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중집을 소집해 노사정 합의 참여를 위한 마지막 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반대 조직에 의해 노사정 합의는 무산됐다. [연합]

2일 정부 관계부처와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노사정 합의가 최종결렬될 것은 아니며, 협약식 자체는 취소됐으나 잠정 합의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민주노총의 내부 추인 과정을 지켜보며 노사정 논의를 또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도 "민주노총이 나중에라도 참여한다면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상황이 불투명한데다 한국노총마저 이번 노사정 대화는 무산된 것이라고 선언해 22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은 합의안 서명만 남겨놓고 사실상 불발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고통분담이 시급한 만큼 민주노총을 ‘패싱’하고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서 노동계를 대변하면서 이번 노사정 대타협의 주체로 나서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기존의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거부한 민주노총을 언제까지 보듬고 가야 하느냐는 바판이 깔려 있다. 한국노총은 이미 경사노위에 참여해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경사노위가 노사정 대화의 바통을 이어받아 그동안 이끌어낸 잠정 합의사항을 논의해 확정하고 이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 불발 후 논평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처음 제기한 정부와 민주노총이 결국 사회적대화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소모의 시간으로 끝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비록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잠정 합의 내용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충실히 논의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합의안 추가 추인을 시도하더라도 내부 강성파에 짓눌려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동안 어렵사리 만들어낸 노사정 합의안을 무용화해서는 안되는 만큼, 민주노총을 제외하고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합의를 이행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때문에 어렵게 만든 노사정 합의안이 묻힐 수는 없다”며 “경사노위라는 사회적대화 틀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잠정 합의사항을 논의하고 이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제까지 민주노총에 끌려다녀야 하느냐”며 “정부가 끌고 나가야할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민주노총을 끌여들이기 위한 노력에만 골몰하는 것을 다른 대화주체들이 계속 동의할 지도 의문인 만큼, 정부가 강력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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