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미래형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점 입구. 박재석 기자

서울 지하철 을지로 3가역에서 내려 청계천 방향으로 1분 정도 걸으면 지난 1일 새로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점이 나온다. 시그니처는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미래형 편의점으로,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첨단 매장이다.

그간 시그니처는 직원들만 들어올 수 있는 빌딩이나 오피스, 공장 등 점포 보안과 안전 유지가 가능한 특수 상권에만 출점했다. 하지만 이번에 오픈한 시그니처 DDR점은 처음으로 일반 상권에서 로드숍 형태로 선보인 매장이다.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일반 상권에서도 무인으로 운영해도 될 만큼 보안에 신경을 썼다. 세븐일레븐 측도 “롯데정보통신, 롯데알미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그룹 계열사의 IT(정보기술) 역량 및 신기술이 집약된 첨단 매장”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2차 본인 인증·전자인식 셀…롯데 계열사 IT 역량 망라=무인 매장의 특성상 매장에 들어가려면 본인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시그니처 DDR 매장은 기존의 무인 매장보다 보안을 강화돼 두 단계의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1차 게이트에서 출입인증단말기를 통해 신용카드나 엘포인트, 핸드페이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한 다음, 2차 게이트에 있는 안면 이미지 자동촬영 카메라에 얼굴을 비춰야 입장할 수 있다.

편의점에 들어서자 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닥에 깔린 전자인식 셀이다. 밟을 때마다 빛이 나는데 주류 앞 바닥은 빨간색, 생활용품 앞은 초록색 등 색깔도 다양하다. 매장 바닥에 있는 54개의 셀은 고객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어느 물건 앞에서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

매장 구석에는 무인 담배 판매기도 있다. 입구에서처럼 본인 인증을 거치면 언제든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 계산대 옆 인공지능(AI) 결제로봇 브니(VENY)는 제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점원 도움 없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브니는 고객의 질문에 답도 할 수 있다. 브니에게 “택배 가능하냐”고 묻자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대답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보통 매장보다 폐쇄회로 TV(CCTV)가 많다는 점이다. 30평 남짓한 공간 안팎에 10여대의 CCTV를 설치, 사각지대를 없앴다. 그 만큼 보안이 강화돼 사람 없이도 점포 관리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가맹점주는 명절이나 야간 등 손님이 적은 시간대나 피치 못하게 점포를 비워야 하는 날에 자동 운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 간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상품·매장 정리는 사람이…무인 운영 시간 확대 한계=그렇다고 무인 매장에 대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계산 등은 무인으로 할 수 있지만, 상품 진열이나 매장 정리 등은 사람 손이 필요하다 보니 예상만큼 무인 운영 시간을 길게 두기 힘들다. 시그니처 DDR점도 주말 밤 12시부터 6시까지만 무인으로 운영된다. 평일 밤에는 입고된 상품을 정리할 사람이 필요해 무인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매장 위치도 주요 고려 사항이다. 오피스 건물이나 공장 등 특수 상권에 위치한 점포는 적은 인원이 이용하는 만큼 매장 관리도 편하고, 무인 운영으로 전환하기도 쉽다. 시그니처 DDR점은 일반 상권에 있지만,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적어 야간 무인 운영이 가능하다. 만약 점포가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상권에 위치했다면, 재고 관리와 청소 등 각종 돌발 상황에 대처할 인력이 필요해 무인 전환이 어렵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DDR점과 같은 시그니처 3.0 모델을 앞세워 가맹점을 중심으로 시그니처 로드샵 점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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