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수출 16% 급감 ‘반도체 부진 영향’…대만·아세안 시장 잠식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한국은 대(對)중국 수출시장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잃었고, 한국이 상실한 시장을 대만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대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7일 '최근 대중국 수출 급감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에서 "중국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이 급락했고 특히 메모리반도체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줄었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이 한 해 전보다 193억8000만달러 가까이 줄었는데, 이는 전체 대중국 수출액 감소분의 62.7%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중국 수출둔화는 반도체 수출 부진에 기인하는 셈이다.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지난해 3.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만과 아세안의 점유율은 각각 1.72%포인트, 2.47%포인트 올라섰다.

KIEP는 "대중국 전자 부품 수출시장은 대만과 아세안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며 "한국이 상실한 시장을 이들이 대체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앞으로 정보통신기술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생명과학·우주항공 분야를 꼽고 있으나 한국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다.

2019년 기준 중국의 바이오 제품군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0.2%로 절대우위를 보유한 유럽연합(EU) 75.44%, 미국(22.38%)보다 크게 낮다. 바이오 등은 중국이 수입액을 꾸준히 늘려가는 분야로, 한국의 경쟁력이 미미한 만큼 중국의 경제성장이나 수입증가 혜택을 크게 보지 못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앞으로 중국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며 한국산 제품 대신 미국산 물건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

KIEP는 "중국에서 미국과 경쟁 관계인 산업기계, 전기기기 및 장비, 반도체 등 기타 공산품은 미국산이 한국산을 대체할 수도 있다"며 "(무역합의 이행으로) 올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최대 37억∼50억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KIEP는 "단기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와 함께 중국의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등 한국산 물품이 대체되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수입 증가율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공급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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