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정비 사업부도 매각 검토

대한항공이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에 이어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았던 항공정비(MRO) 사업부 매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의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MRO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MRO는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 사업을 아우른다. 분야 자체가 광범위한 데다 투입되는 인력과 장비·시설 규모도 막대하다.

이 때문에 MR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한항공의 자구책 가운데 ‘최후의 카드’로 지목된다. 송현동 대지 매각 차질로 인한 단기 유동성 확보 과제를 해당 사업부 매각을 통해 보완한다는 시나리오다.

업계는 자체 정비 부문보다 미군 창 정비 부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자체 정비 부문의 경우 일부 외항사 정비를 수주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후 정비 건수가 급감하고, 규모가 작은 탓이다. 반면 미군 창 정비 부문은 안정적인 성과를 토대로 성장 가능성이 커 매물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와 달리 최종 싸인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MRO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내에 있어 분사가 어려운 구조인 데다 미국 국방부 등 외교적으로 묶인 계약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복합재 가공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보잉의 1차 협력사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대해 “해당 MRO 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추진 사항이 없으며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MRO의 경우 분사적 의미를 띄고 있는 데다 외교적 계약으로 사안이 복잡해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압박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일 뿐 실제 매각까진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 발행가액을 1만4600원에서 1만4200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모집액은 1조1587억원에서 1조1270억원으로 317억원 감소했다.

정찬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