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로 올들어 5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조원이나 급감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의 재정지출이 급증하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80조원에 육박했다. 세수 감소폭과 재정적자 규모 모두 1~5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로 ‘세수 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재정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정부는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세금 납부유예 등 세정지원과 재난지원금 등 특이요인에 따라 세수 감소폭이 확대되고 재정적자도 늘어났다고 설명했지만, 심각한 경제위축으로 재정 악화를 막긴 힘든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7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7월호)’을 보면 올들어 5월까지 국세수입은 11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5월(139조5000억원)에 비해 21조3000억원 급감했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축 속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세금 납부유예 등 정부의 세정지원(8조9000억원)과 법인세·종합부동산세의 납부기한 변동(1조7000억원)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들 일시적 요인을 감안할 경우 세수 감소폭은 10조7000억원으로 줄지만, 이 역시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주요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 감소폭이 가장 컸다. 법인세는 지난해 1~5월 40조1000억원에서 올 1~5월엔 26조1000억원으로 13조9000억원이나 급감했다. 특히 5월 한달동안의 법인세가 15조2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으로 10조8000억원 줄었다.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실적 악화가 반영된데다 휴일에 따른 법인세 귀속월 변동(6조6000억원 감소 추정) 등의 요인이 복합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5월 누적 기준으로 부가세(-2조8000억원), 교통세(-1조원), 소득세(-9000억원) 등 주요 세목의 세수가 줄줄이 감소했다. 5월 한달만 보면 소득세는 3조5000억원 줄어들었는데, 종합소득세 납기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분(4조4000억원)을 감안하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5월 부가세는 1조원 늘었으나, 납기 연장분의 납부(1조6000억원)를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반면에 재정지출은 급증했다. 5월 재정지출 규모는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11조5000억원 급증한 49조8000억원에 달했다. 1~5월 지출 규모는 259조5000억원으로, 24조5000억원 급증했다.

5월까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61조3000억원 적자를,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7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다. 국가부채도 눈덩이처럼 늘어나 5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6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65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재부는 “국세 수입·지출의 일시 요인으로 재정적자가 다소 크게 증가했다”며 “연간 기준 수입·지출은 일시 요인 해소로 한도내에서 관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3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11조5000억원, 국가채무는 839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