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트럼프 이용해 세계질서 다시 짠다”

러시아와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기한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을 이용해 세계 질서를 사실상 재편했다는 진단이 나왔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 헌법을 담은 책이 투표 전에 서점에서 판매될 정도로 지난 1일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이 가능하게 됐다.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통해 홍콩을 장악했고,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와 호주, 영국에는 중국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 “푸틴, 트럼프 압도” = CNN은 5일 러시아의 개헌과 중국의 새로운 법률 제정으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더욱 단호하게 자국을 통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차기 미국 대통령이 이를 되돌릴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아마도 유일한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과 중·러 양국 정상이 자신들의 목표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양 정상 모두 미국은 저항을 제기할 의지도 일관성도 갖고 있지 않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진단하며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의 최근 칼럼을 인용했다.

'푸틴·시진핑, 트럼프 이용해 세계질서 재편중'-CNN
ⓒ News1 DB

이그나티우스는 칼럼에서 푸틴 대통령은 “보복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미국이 소련을 파괴했다고 믿는다. 그는 미국이 고통을 느끼길 좋아한다”고 진단했다.

CNN은 미국의 전직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젠다에 다른 지도자들을 굴복시킬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있다고 전하며, 푸틴 대통령이 “그(트럼프 대통령)를 압도”하며 “역사의 무지와 준비성 부족으로 미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평가도 소개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로 미국의 대러 제재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국내에서 하는 일에 반발하지 않을 것으로 계산한 것 같다고 전했다.

◇ 미국 동맹국, ‘화웨이 때리기’에 적극 동참 안해 =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시 주석의 경험은 달랐다”면서, 무역전쟁에 휘말린 시 주석은 돈 문제와 인권 이슈, 위구르족이나 홍콩 등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를 계산해야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동맹국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중국의 상업적 영향력뿐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로버트 블랙윌은 CNN에 “미국 대통령과 후임에게 놓인 과제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더욱 강해질 것이며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행동에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중국을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중국 부상에 실존적 위협인지 아니면 같은 목표를 가진 더 똑똑한 적수에 대한 전주곡이든지 간에, 이 모든 것은 시 주석의 계산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역사학자들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 여부가 아니라 그의 망상이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켰느냐 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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