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면세점, 인천공항서 철수롯데·신라, 협상 접점 찾나

SM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계약 만료를 한 달 앞두고 연장영업을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임차료 부담까지 가중되자 가장 먼저 철수 의사를 밝혔다.

롯데·신라면세점 등 기존 사업자가 추가 지원책을 요구하는 가운데 공실 부담이 커진 인천공항공사가 협상 카드를 수용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SM·시티 등 면세점 3기 사업자들은 지난 6일 연장 영업과 관련한 입장문을 인천공항공사에 전달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앞서 면세점 4기 사업자 입찰이 코로나19 사태로 유찰되자 기존 사업자들에게 연장 영업을 제안했다.

고정 금액을 임차료로 납부하는 기존 방식 대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차료로 내는 영업료율 방식을 적용하겠다는 ‘당근’도 함께 제시했다. 롯데·신라·시티는 협상 여지를 열어둔 반면 SM면세점은 철수 의사를 밝혔다.

SM면세점은 오는 8월31일 계약이 만료되는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의 영업을 중단한다. 김태훈 SM면세점 대표는 “제1터미널 연장 운영과 재입찰을 검토한 결과 인천공항의 입·출국객 수와 현재 지원정책으로는 경영 악화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앞서 중견기업(최대 50%)과 중소기업(최대 75%) 임대료를 차등적으로 감면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실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중견면세점의 영업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롯데·신라면세점은 추가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고정료율을 영업료율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적자폭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 영업료율을 평균보다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매출 대비 품목별 영업료율(3기 사업자 기준)은 향수·화장품 30%, 주류 20~35%, 담배 25~35%, 의류·액세서리·시계 20%, 귀금속 25%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료율 방식으로 변경해도 고정비용이 계속 나가 적자가 날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영업료율을 낮춰 적자폭을 최소화해야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면세 업계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이용자가 하루 20만명에서 1000명 수준으로 99% 감소하면서 입점 면세점의 매출도 90% 이상 줄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면세 업계 지원책에 따르면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폭은 50%(대기업·중견기업 기준) 수준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역부족하다. 여기에 임대료와 별개로 고정비용까지 나가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월 매출은 1억원에 못 미치는 반면 보관창고 운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로 지출되는 비용은 월 3000만~4000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와 영업료율, 연장영업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업체들이 연장영업으로 적자만 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영업료율을 낮추고 연장영업 기간을 길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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