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성수기 다가오는데…오리 웃고 닭은 울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 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가운데, 오리 가격도 성수기가 가까워지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표 보양식재료인 닭고기는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식 등에서 소비되던 물량이 재고로 쌓이면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물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한우, 돼지, 오리 등 축산물 대부분 산지가격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한우와 돼지 산지가격은 각각 16.2%, 15.3% 올랐고, 오리는 더 큰 폭의 28.0%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리 냉동 재고량은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지난 4월 산란종오리 자율감축 사업 등을 시행하며 산지에서 물량 조절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오리는 한우·돼지 산지가격 오름세가 이달 들어 다소 주춤해진 와중에도, 전월 대비 13.4% 오른 가격을 형성했다. 본격 성수기가 다가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대표 보양식재료인 닭고기는 복날이 가까워 와도 웃지 못하고 있다. 같은날 육계 산지가격은 ㎏당 1309원으로 전년 대비 0.8% 하락했고, 전월에 비해서도 1.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기가 코 앞인데다 예년보다 더운 여름이 예상되는 와중에도 산지가격은 되려 떨어진 것이다.

20191209000283_0

지난해 육용종계(씨닭) 입식 증가로 올해 육계 공급이 과잉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외식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하고 있다.

수요 부진으로 재고는 쌓여만 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6월15일 기준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은 1707만마리로, 전년(803만마리)보다 112.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공급 과잉에 산지가격이 하락하면서 육계농가는 시름에 잠겼다. 이 가운데 지난 5월부터 사료값까지 25㎏ 포대당 500원씩 오르면서 사육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육계업계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 육계가공업체 하림은 올해 1분기 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마니커, 체리부로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육계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하반기 재확산 우려도 나오면서 복 시즌 특수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병아리 생산량 증가로 하반기에도 공급과잉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 돌파를 위해 산지에서 합리적으로 종계 및 병아리 입식을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