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선빵!]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까지…‘손목 위 주치의’ 스마트워치, 코로나도 감지한다

스마트워치. [가민코리아 제공]

# 미국 캔자스주에 거주하는 헤더 핸더샷(27·Heather Hendershot)은 어느날, 집에서 쉬던 중 ‘심박 수가 분당 120회가 넘는다’는 스마트워치의 경고를 받았다. 다음날 병원을 찾은 핸더샷은 몇 가지 검사를 거친 뒤 ‘갑상샘 항진증’ 판정을 받았다.

나보다 내 몸을 더 잘 아는 ‘똑똑한 시계’ 스마트워치. 이미 해외에선 여러 차례 사용자의 생명을 살려 주목받았다. 최근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탐지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발열·기침 등 코로나19를 감지하는 신체적 지표엔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혈중 산소포화도다. 혈중 산소포화도는 혈액의 산소농도를 의미한다. 이상적인 혈중 산소포화도 수치는 95~100%. 90% 미만은 매우 낮은 수치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간한 ‘코로나19 임상 관리 중간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혈중 산소포화도는 93% 이하다.

문제는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일부는 혈중 산소포화도가 낮아져도 이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서 코로나19 의료진으로 활동하는 앤드루 안 하버드의과대 조교수에 따르면 이런 감염자들이 몸의 이상을 감지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위중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코로나 감염 여부 확인에 혈중 산소포화도도 중요한 지표라는 것이다.

스마트워치가 혈액 내 산소를 측정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혈색소(hemoglobin)는 산소를 운반하고 있을 때와 운반하지 않을 때 흡수하는 빛의 스펙트럼이 다르다.

이 원리를 이용해 붉은빛과 적외선을 신체에 비춘 뒤 반사돼 돌아오는 붉은빛·적외선의 비율을 통해 혈액 내 산소포화도를 계산하는 것이다.

의료인들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신체 이상을 감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스마트워치. [가민코리아 제공]

특히 ▷착용만 하면 신체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 ▷미국의 경우 3억 인구 가운데 1억명 이상이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밴드를 갖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제품이라는 점 등을 상기한다면 코로나 감지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로 ▷갤럭시워치 액티브2 ▷가민 일부 모델 ▷핏비트 차지4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향후 애플워치6, 미밴드5 등에도 산소포화도 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코로나 확산 방지의 열쇠 중 하나로 떠오르며 다양한 연구기관에서도 스마트워치를 통한 데이터의 유효성 및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버드메디컬스쿨, MIT, UC버클리, 듀크, 맥길 등 명문 대학 부속 연구기관에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워치 유저들에게 스마트워치로 측정된 데이터를 기부받고 있다.

스마트워치업체들도 관련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스마트워치 전문브랜드 가민(Garmin)은 코로나 연구를 돕기 위해 동의를 마친 가민 유저들의 스마트워치 측정정보에 한해 코로나데이터뱅크에 기부를 하고 있다.

비영리기관 ‘피지오큐(PhysioQ)’가 만든 스마트워치 기반 무료 가정용 헬스 모니터링 플랫폼 ‘네오(NEO)’에 가입한 뒤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기부하는 방식이다.

비보 액티브4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이미지. [가민코리아 제공]

현재 미국·대만·호주·싱가포르·한국 등에서 데이터 기부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지난달 말까지 2000명의 가민 유저가 NEO 사이트에 가입했다. 또 이 가운데 600여명이 데이터 기부에 동의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도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0.2% 증가한 137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이 55.5%(760만대)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고, 그 뒤를 삼성전자 13.9%(190만대), 가민이 8%(110만대) 순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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