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분양가 갈등에 9일 임시총회 취소

철거가 완료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공사현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9일로 예정된 조합원 임시총회를 전격 취소했다. 분양가 인하를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이 원인으로, 이번 총회 무산으로 선분양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8일 '임시총회 소집 취소 공고'를 내고 9일 개최할 예정이던 임시총회 소집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공고문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자는 조합원과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 간 충돌이 예상돼 총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합은 작년 12월 분양가를 3.3㎡당 3550만원으로 정한 뒤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으나 올해 3월 HUG는 이를 반려했다.

이에 조합은 이번 임시총회에서 HUG의 가이드라인대로 분양가를 낮춰 분양보증을 재신청할지, 후분양 등 다른 방안을 찾을지 결정할 예정이었다.

선분양이 결정되면 일반분양가가 3.3㎡당 2978만원으로 낮아지는데, 이를 두고 일부 조합원들이 너무 낮은 금액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조합장 해임 및 HUG와의 재협상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사퇴 의사도 밝혔다.

조합장은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모든 것을 안고 오늘부로 조합장 직에서 사퇴한다"며 "총회 준비과정에서 조합에 전해지는 조합원의 의견을 통해 HUG의 분양가를 많은 조합원이 인정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를 이기기에는 제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총회 무산에 따라 사업 추진도 불투명해지게 됐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24일 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9일 총회에서 일반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부득이 공사 중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총회 무산에 따라 이달 28일로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종료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이 조만간 총회를 열어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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