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계절 여름…페스티벌이 취소되니 마케팅도 어렵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맥주의 연중 최대 성수기인 7·8월이 왔는데도 주류업계의 고심이 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홍보할 곳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특히 올해는 종량세 도입으로 가격 경쟁력이 좋아졌고, 국내 맥주 판매량이 수입 맥주를 넘어서는 등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컸던 터라 아쉬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주류회사 스폰 행사 연기·취소…홍보창구 ‘없다’
지난해 7월 대구광역시에서 열린 '대구치맥페스티벌' 전경. [헤럴드DB]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류 회사가 스폰서를 맺었던 페스티벌 대부분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오비맥주가 후원하는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7월에서 8월로 한차례 연기됐다 결국 취소됐다. 하이트진로가 주최하는 ‘이슬라이브 페스티벌’은 이미 취소됐고, ‘멜로디포레스트캠프’, ‘전주가맥축제’ 등 후원 행사는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롯데칠성음료가 후원했던 ‘2019 워터밤 서울’, ‘5TARDIUM(스타디움) 뮤직페스티벌’ 등도 행사가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주류회사 입장에서 페스티벌은 중요한 홍보 창구다. 적게는 수 천명부터 많게는 수 만명이 오가는 페스티벌에 주요 스폰서가 되면 브랜드 인지도뿐만 아니라, 판매 실적까지 함께 올릴 수 있다. 참가자 대부분의 연령이 20·30대라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에도 용이하다. 기대 효과가 크기에 주류업계는 막대한 비용을 내며 뮤직 페스티벌·지역 축제·대학 축제 등을 후원하는 것이다.

주세 개편·국산 맥주 강세 등 호재도 많은데…
왼쪽부터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 온라인 시음회 ‘취어스 클럽’ [사진제공=오비맥주, 제주맥주]

더구나 올해는 주세 개편, 국산 맥주에 대한 인식 개선 등 주류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좋은 환경이 되다 보니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올해부터 술의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국내 주류업체들은 가격을 한 차례 인하했다. 이후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서 국산 맥주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다. CU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산 맥주의 매출 비중은 50.3%로, 49.7%인 수입 맥주를 3년 만에 재역전했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는 기존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등 해법을 내놓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9일 백종원에 이어 여름 캠페인 모델로 엑소 세훈과 찬열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오는 18일에는 오프라인 행사였던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를 온라인 뮤직 페스티벌로 개최한다. 롯데칠성주류는 맥주 쿨러백 패키지를 운영함과 동시에, 종량제 적용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을 강조할 방침이다. 제주맥주는 지난달 맥주 시음 후기 및 질의응답을 공유하는 온라인 시음회 ‘취어스클럽’을 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들과 접점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며 “오프라인 행사 외에 진행할 수 있는 다른 마케팅 전략을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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