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도시서 시작된 ‘월 500달러’ 기본소득 실험…동참 지역 늘어

마이클 터브 스톡턴시장(왼쪽)이 지난 6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인구 30만명의 소도시 스톡턴이 시행하고 있는 ‘월 500달러’ 보편 기본소득 정책이 미국에서 점차 지지를 얻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스톡턴시의 기본소득 정책에 다른 도시들도 동참하고 있다며, 국가 전체로 확산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톡턴은 ‘스톡턴 경제권 실증(SEED)’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월부터 125명의 시민에게 매달 500달러를 주고 있다.

지원 대상은 18세 이상의 시민 가운데 스톡턴시 중위가구소득(4만6000달러) 이하인 지역에 사는 18세 이상의 시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다. 그 외에 조건은 없다.

당초 18개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자선가 캐롤 토넌의 기부로 24개월로 연장됐다.

마이클 텁스 스톡턴시장은 스탠퍼드대 재학 시정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책을 읽으며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을 알게 됐고 2017년 시장이 된 뒤 본격적으로 이를 실행에 옮길 준비를 했다. 그리고 지난 2월 마침내 기본소득이 지급됐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당 600달러의 실업급여 지급과 맞물리면서 스톡턴시의 기본소득 실험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텁스 시장은 “스톡턴시의 가장 큰 문제는 제도적으로 만연한 빈곤”이라고 강조했다.

긍정적 변화는 속속 포착된다. 택배 사원으로 일하는 30대 남성은 처음 500달러를 받았을 땐 장난인 줄 알았지만 이제 그 돈이 자신의 삶에 진정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수입으로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됐으며 더 의미있는 정규 일자리를 찾고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차량공유업체 우버 운전사로 일한다는 한 여성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기본소득 덕분에 잠을 더 잘 자고 가족과 관계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SEED프로젝트를 이끄는 수키 사므라는 CNBC에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차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을 제공받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지원금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톡턴시는 지역 수혜자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기본소득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SEED프로그램은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변화를 꾸준히 추적, 연구하고 있다.

텁스 시장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주요 민주당 인사들과 활발히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더 많은 도시들이 기본소득 정책에 동참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달 텁스 시장을 비롯한 11명의 시장은 ‘소득보장’이란 연대체를 출범했다.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랜드, 애틀랜타시 등이 참가했다.

텁스 시장은 “(기본소득은)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쪽도 아닌 정말 미국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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