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크 협정’ 이행 두고 러·우크라 ‘으르렁’…돈바스 분쟁 해결 첩첩산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 [TASS]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에서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간 무력 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합의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영 로시야-1 방송에 출연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협정(Minsk Protocol)’을 포기하기로 결정한다면 우크라니아 남동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사랑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행동을) 러시아는 물론 독일, 프랑스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스크 협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고, 러시아와의 기존 국경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통제 회복, 돈바스 자치 확대와 지방선거 실시 등을 규정해 지난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합의한 것을 일컫는다.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2014년 3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뒤 분리·독립을 선언하고 각각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두 공화국의 분리주의 반군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무장독립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정부군과 반군 간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3000명 이상이 숨지고, 100만명가량이 피난한 것으로 파악된다.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논의는 이 문제 해결을 공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특히, 그해 12월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프랑스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 4자 정상회담을 열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이행하고, 무력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포로들의 추가적 교환에도 합의했다.

2014년 6월 6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뒤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의 4자 정상회담은 ‘노르망디 형식 회담’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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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스크 협정이 완전히 이행되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의 지방선거 시행과 영구적인 자치 보장을 주장하는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방 선거가 실시되기 전에 먼저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지역 국경통제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일단 지방선거를 실시해 이 지역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12일 방송 출연에서 “키예프(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협정은 물론 파리 협정 이행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대화를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회담에서도 양측은 무력 분쟁 종식을 위한 주요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인 안드리 예르막은 “회담 진행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했다”며 “향후 몇 달 안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결론까지는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2일 국영 로시야-1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악화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며 크림반도 문제와 돈바스 분쟁과의 연관성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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