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포츠카도 ‘친환경’을 충전하다

람보르기니 시안 로드스터. [람보르기니서울 제공]

슈퍼카와 친환경,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슈퍼카는 점점 까다로워지는 환경 규제 때문에 등장했지만 전기 모터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고성능도 잃지 않았다.

최근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19대만 제작되는 한정판 오픈톱 하이브리드 슈퍼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 시안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람보르기니의 상징인 12기통 엔진에 48V 하이브리드 기술을 얹어 시스템 출력 819마력의 괴물을 만들어냈다. 시안 로드스터의 최고속도는 시속 350㎞이고 제로백은 2.9초에 불과하다. 특히 전기모터를 이용해 시속 130㎞까지 가속할 수 있어 가속 성능이 10% 이상 개선됐다. 급가속 시 필연적인 변속 충격도 사라졌다.

시안 로드스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0배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슈퍼 캐퍼시터 기술이 최초로 적용됐다. 같은 중량의 배터리에 비해 3배의 성능을 발휘한다. 34㎏의 슈퍼캐퍼시터는 ㎏당 1마력을 발휘한다.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오토모빌리 회장은 “시안로드스터는 숨이 멎을 듯한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자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기술을 담고 있는 것”이라며 “시안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람보르기니 슈퍼스포츠카의 전동화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포르쉐는 이보다 앞서 지난 브랜드 최초의 4륜구동 하이브리드 모델인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내놨다. 330마력의 엔진출력에 136마력의 전기모터를 더해 총 462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6초, 최고 속도는 시속 278㎞다. 전기모드로도 최고 시속 140㎞로 달릴 수 있다.

게다가 1회 충전으로 최대 33㎞를 갈 수 있다는 점은 성능과 경제성을 모두 원하는 운전자에게 매력적이다. 기존 9.4㎾h에서 14.1㎾h로 50% 증가한 배터리 용량 덕분이다.

람보르기니와 포르쉐에 이어 마세라티 역시 첫 전동화 모델인 기블리 HV를 7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최고출력 330마력을 발휘하는 2.0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스포츠카가 내연기관에 하이브리드 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해 주행성능을 끌어올리고 효율성을 높였다면 포르쉐 타이칸은 본격적으로 전기로만 움직이는 슈퍼스포츠카다.

기본형인 타이칸 4S는 최고 530마력을 내는 퍼포먼스 배터리와 571마력을 내는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등 2종으로 나뉜다. 두 모델 모두 제로백이 4초에 불과하다. 주행가능거리는 퍼포먼스 배터리는 407㎞,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463㎞다.

타이칸 터보와 터보 S는 주행성능을 보다 끌어올렸다. 터보는 최고 680마력, 제로백 3.2초, 터보 s는 761마력, 제로백 2.8초(런치 컨트롤 적용시)의 성능을 자랑한다.

슈퍼카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기반 스포츠카를 속속 내놓는 것은 유럽 지역에서 환경규제가 보다 강화되면서 순수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는 2018년 12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5% 감축하기로 했다. 차량 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도 올해 95g/㎞로 제한됐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한 배출량과 판매량을 바탕으로 차량 당 95유로의 벌금을 물게된다.

현대기아차도 이러한 규제에 발맞춰 리막과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의 고성능 전기차를 내년 중 내놓을 예정이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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