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兆 푼다더니…코로나19 지원액 31조 불과

정부가 지난 3~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발표한 175조원 규모의 민생·기업·금융 안정 지원정책이 7월 현재 20%도 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책 발표와 국회의원 선거 시기가 맞물리면서 해당 법안 및 예산 통과까지 시간이 지체됐고, 그 사이 회사채 등 금융시장도 비교적 안정세를 회복된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라도 고삐를 늦추지 말고 자금이 시급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속 지원이 이뤄져야 한단 지적이다.

14일 금융위원회·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채권안정펀드는 9일 수요예측 기준) 코로나19 대응 정책 집행액이 31조3000억원으로 목표액의 18%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개시된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는 1.1조원(5.7%) 집행에 그쳤고,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원)는 조성 후 주식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P-CBO) 지원 목표액도 11조7000억원인데. 이 중 2조2000억원만 사용돼 18.8%의 집행율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P-CBO를 통해 채안펀드의 수혜를 입지 못하는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P-CBO로도 어려운 저신용 회사채·CP(기업어음)의 경우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은행이 공동 출자한 SPV(특수목적법인)를 통해 지원에 들어갈 계획이다. SPV 설립안은 지난 4월 발표됐지만 출자 및 운용 방식에 대해 3개 기관의 입장차로 추진이 지연됐고, 이번에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이제서야 출범을 앞두고 있다.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아직 가동 전이다. 지원대상에 기존 항공·해운업에서 자동차, 기계, 석유화학, 정유 ,철강도 지원 업종에 추가됐다.

증권사는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금융기관 중 가장 큰 헤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증시 폭락에 따른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요구)로 자금에 비상이 걸렸던 증권사들은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및 증권금융 대출 등을 통해 애초 목표액인 5조원보다 1조2000억원 많은 6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을 받았다.

지난 4월 한은은 창립 후 처음으로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에도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러나 증권사 자금 사정이 상당폭 개선됐고, 낙인 효과 등을 우려해 현재까지 신청 건수는 제로다. 3개월 한시 운영 계획이라 프로그램 시한인 다음달까지 무신청으로 종료될 공산이 크다.

이밖에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두 차례 걸쳐 실시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총 26조2000억원 중 14조원(53.0%)이 쓰여 비교적 높은 집행률을 보였다.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한 29조10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지원도 3일 현재 17조3000억원(59.5%)의 집행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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