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사모펀드 팝펀딩도 환매중단 사태…피해액 1000억원 넘었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일부 사모펀드가 부실투자와 권력 비호설에 시달리며 수 많은 투자자들이 원금 대부분을 날리고 있는 가운데, 개인간 거래(P2P)를 중계하는 사모펀드 팝펀딩도 환매 중단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열린 한국투자 팝펀딩 환매중단 피해 관련 검찰고소 기자회견에서 팝펀딩 펀드 피해 투자자들이 한국투자증권, 자비스자산운용, 헤이스팅스자산운용에 대한 고소장 접수에 앞서 피해 보상 및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한 상품에 이어, 인터넷에 기반한 P2P 신종 사모펀드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 간 거래(P2P) 대출사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의 전체 설정액 1668억원 중 1059억원이 환매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말 기준 각 운용사가 집계한 팝펀딩과 연계된 사모펀드 설정액은 총 1668억원이었고, 이 중 63%에 달하는 1059억원이 사실상 부실 투자로 원금 회수조차 불투명해진 것이다. P2P 업체인 팝펀딩이 실행한 대출에 투자했다가 연체가 생기면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환매가 중단됐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자비스 자산운용의 설정액 630억원이 전액 환매중단됐고, 헤이스팅스 자산운용은 340억 중 240억, 코리아에셋 449억 중 140억, JB 자산운용이 49억 전액 환매 중단됐다. 옵티멈 자산운용은 200억이 설정되어있으나 아직 환매중단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집계된 증권사(펀드 판매사)별 판매현황을 보면, IBK 투자증권 485억원, 한국투자증권 396억원, 신한금융투자 395억원 순으로 판매됐다. 총 판매액 1437억원 중 일반 투자자에게 567억, 전문투자자에게 864억이 판매됐으며, 일반투자자는 개인이 절대다수(554억, 97.6%, 판매액 기준) 였다.

50대 이상 고령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큰 것도 특징이다. 판매 증권사들이 집계한 개인 고객의 연령별 판매현황을 보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의 개인 투자자 계좌 385개 중 은퇴를 앞둔 50대 계좌가 138개(35.8%)로 가장 많았고, 60대(23.6%), 40대(15.5%) 순이었다.

70대 이상의 노인에게 판매한 경우도 17.6%로 나타났다. 설정액 기준으로 보면, 일반투자자의 경우 50대가 194.3억원, 60대가 142.8억원, 70대가 92.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일반투자자의 설정액이 전체 개인투자자 설정액의 40%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상품을 안전 자산으로 속여 팔았다는 혐의도 나오고 있다. 민 의원에 따르면 헤이스팅스, 자비스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은 P2P 업체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안전자산 인양 둔갑해 팔았다는 피해자들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고령의 일반 투자자들은 정보 접근성이 부족할 수 있는데, 금융투자상품 위험등급이 1~2등급인 펀드가 많이 판매된 것이 문제“라며 “사모펀드 환매 중단사태가 향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면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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