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군사 전방위 ‘제재 폭탄’…G2 갈등 수위 ‘최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따른 후속 보복 조치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으로 시작해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 수위가 경제·외교·군사 부문 등에 걸쳐 전방위적 제재 조치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급상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에 따른 후속 보복 조치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 시행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을 제재하는 내용으로 상·하원을 통과한 법안에도 서명했다.

같은 날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활동 중인 중국 국영기업의 굴착·측량, 어선의 활동을 맹비난하면서 “현대판 ‘동인도회사’와 등가물”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동인도회사는 영국이 19세기 중반 인도를 직접 지배하기 전 단계에 차, 면화, 향신료 등 무역을 가장해 인도 대륙 대부분을 장악한 회사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영기업을 앞세웠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성명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완전한 불법”이라고 밝힌 것의 연장선에 있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각종 경제 제재를 통해 중국 기업의 숨통을 죄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관계자들이 중국계 플랫폼 업체인 ‘틱톡(TikTok)’과 ‘위챗(Wechat)’에 대한 사용 금지를 고려 중이라 밝혔다.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지난 14일에는 2013년 체결한 ‘미중 회계협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모든 기업에 예외 없이 미국 회계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인 만큼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신규 상장이 한층 어려워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알리바바와 바이두처럼 이미 미국에 진출한 기업에 대한 미국 회계당국의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각종 제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위구르족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 서기를 포함한 전·현직 고위 관리 3명과 직계 가족의 미국 입국 자격을 박탈하고 미국 내 재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역시 미국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중국 외교부는 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와 의원 4명에 대해 ‘상응하는 제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언급된 4명은 샘 브라운백 미 국무부 국제 종교자유 담당 대사, 마르코 루비오·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 등이다.

다음날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미국 군수기업 록히드마틴에 대한 제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은 미국 발(發) 금융 제재에 대비해 ‘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달러 패권’에 대응하는 위안화 직거래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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