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벌 머독가, 아트바젤 사들일까

아트바젤이 미디어 재벌인 머독가(家)에 편입될까. 아트바젤의 모회사인 MCH그룹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루퍼트 머독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이 투자 패키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는 8월 3일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투자제안이 통과되면 제임스 머독은 '루파 시스템즈'를 통해 최소 30%에서 최대 44%의 MCH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사진=아트바젤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세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은 언론재벌 머독가(家)의 손에 들어갈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이 아트바젤의 모회사 MCH그룹에 투자를 제안했다. 규모는 최대 745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956억 원)이다. MCH그룹은 지난10일 CEO 베른트 스타들바이저의 공식 메시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이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제임스 머독이 제안한 종합대책을 취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CH그룹은 최근 몇 년간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2017년 총매출은 4억 9330만 프랑(6331억 원), 순손실 1억1000만 프랑(1411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엔 총매출은 5억2280만 프랑(6709 억 원)을 달성했지만 순손실은 1억9040만 프랑(2443 억 원)으로 더 커졌다. 2019년엔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주요 수익원인 아트바젤과 세계 최대 주얼리 쇼인 바젤월드에 집중하면서 매출 4억4520만 프랑(5713억원), 순손실 990만 프랑(127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MCH그룹은 경영전략을 수정하면서 크게 3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페어의 온오프라인 플랫폼 개발, 마케팅 부문 컨설팅 사업 확장, B2B 무역 박람회 등이다. 더불어 지난1월 임시주총에서는 신규 투자자 물색을 결의했다. 자본 확대는 물론 지분구조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글로벌 팬데믹 사태가 터져, MCH그룹의 경영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 4월 15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까지 했다. 스타들바이저 CEO는 "코로나19로 올해 매출이 1억3000만~1억7000만 프랑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자 물색에 열을 올리던 MCH그룹 입장에선 제임스 머독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1억450만 프랑 증자를 발표했다. 제임스 머독의 개인 투자사인 '루파 시스템즈'가 7450만 프랑 규모로 참여하고, 나머지 3000만 프랑은 바젤시 차입금을 자본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것은 오는 8월 3일 임시주총에서 결정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루파 시스템즈는 적게는 30%에서 최대 44%의 지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MCH그룹은 "루파 시스템즈는 신주를 모두 인수하고,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은 모든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주가격은 10프랑 50센트로 최근 30일간 평균주가에서 25% 할인한 가격이다. 더불어 신주는 앞으로 5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현재 MCH그룹의 지분구조는 정부소유가 49.1%, 일반 투자자가 38.9%, 기관투자자 11.9%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바젤시로, 33.5%를 소유하고 있다.

MCH그룹 주주구성 [자료=심플리월스트리트]

제임스 머독은 루퍼트 머독의 여섯 자녀들 가운데 가장 경영수단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2019년 21세기 폭스사를 디즈니에 매각하기 전까지 동 회사 CEO로 재직했다. 테슬라와 뉴스코퍼레이션 이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매각차익으로 22억달러(2조 6500억원)을 받았고, 이를 활용해 개인 투자회사인 루파 시스템즈를 설립했다. 루파 시스템즈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IT,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고 있다.

머독과 미술계의 인연은 소더비(2010년~2012년), 디아 파운데이션(2016년)에서 이사회 멤버 역임 등이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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