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방 사이에 벌어진 ‘전쟁’에 피해여성 이용

조주빈이 운영한 일명 '박사방'의 유료회원 이모 씨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 등을 공유하는 '경쟁 채팅방' 사이에 대립이 격화해 신상털기와 협박 등에 이른 구체적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이 과정에서 성착취 피해 여성을 조종하듯 이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공범 '부따' 강훈(18)의 속행 공판에서 '미희' 송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송씨는 텔레그램 '완장방'과 '주홍글씨방' 등을 운영한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송씨는 지난해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과 갈등 끝에 '박제'라고 불리는 신상 공개와 협박 등을 당한 정황을 진술했다.

지난해 10월 강 군으로부터 '야동방 링크를 넘기면 돈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 신도림역 부근으로 나간 송씨에게 한 여성이 다가왔다.

그는 이 여성이 "마음에 든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해서 알려줬다.

며칠 뒤 조주빈이 박사방에 송씨의 주민번호, 주소 등을 올리고 부모님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영상 등을 올렸다. 이처럼 텔레그램방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박제'라고 한다고 송씨는 전했다.

송씨에게 전화번호를 받아낸 여성은 조주빈에게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이기도 했다. 이 피해자는 조주빈의 지시를 받고 송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허위 신고를 하기도 했다.

송씨는 조주빈이 이처럼 자신을 협박한 이유에 대해 "자기 사업을 방해하거나 자기 방 애들을 욕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박사방에 들어가서 조주빈을 욕하는 등의 내용을 '도배'한 뒤 나온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묻자 "미성년자를 협박하는 등 조주빈이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운영한 '완장방'은 성착취물이 아닌 음란물을 공유한 곳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한편으로는 조주빈의 박사방이 인기를 끌자 완장방의 활기가 떨어졌고, 이에 조주빈이 판매 사기를 친다고 욕하는 등 대립관계가 형성됐다고 했다. 이런 적대관계를 그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재판부는 송씨에게 "(음란물을)판매했다고 하면 박사방과 완장방의 전쟁이 이해가 되는데, 완장방은 (음란물을)공유해서 본 방 아니냐"며 "왜 박사방과 전쟁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송씨는 "판매를 한 적은 없다"고 말한 뒤 "서로 욕을 하다 보니 (박사방과) 대립관계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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