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라의 동방불패] 코로나·홍콩 난리에도 中증시 10조 달러 눈앞

자료:블룸버그 중국증시 시가총액. 초록색 화살표는 2015년 6월12일 10조달러 돌파. 2020년 7월 13일 약 9조7000억 달러 기록.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 10조달러(1경2800조원) 돌파가 눈앞이다. 코로나19에도, 미국의 대중 압박에도 국내 자금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금까지 유입되면서다. 중국 정부도 양호한 경제지표에 기대 주식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기술주를 앞세운 미국 증시가 세계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는 데 대한 도전이다.

블룸버그통신 집계를 보면 13일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9조7000억달러를 기록했다. 현지 통화 기준으로는 시총 68조위안(약 1경1696조6800억원)으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태다.

경제지표는 브이(V)자 반등세가 뚜렷하다. 6월 수출입지표는 모두 플러스로 전환됐다. 수출은 2135억7000만달러(약 257조8000억)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며 블룸버그 시장예상치(-0.2%)를 상회했다. 수입은 167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9%를 크게 넘어섰다. 수출과 수입이 전년 대비 모두 상승한 것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발표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플러스 전환이 유력하다. 앞서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월 50.6에서 6월 50.9로 오르며 경기 확장 국면을 가리켰다.

중국 컨설팅기관인 푸이뱌오준(普益標準)이 14일 발표한 은행 자산관리기관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3개월간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답이 9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보콤인터내셔널 리서치책임자는 “이번엔 10조달러선에서 멈출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중국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 애널리스트들은 5~10년 안에 두 배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A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증시의 ▷거래량 ▷대출잔액 ▷신규거래계좌 ▷신규 펀드 유입 ▷북향자금(北向資金·홍콩 증시에서 본토 A주에 유입된 자금) 등 5가지가 증가하고 있음을 이유로 제시했다.

중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코로나19로 꺼진 세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온다. 당시 중국은 대규모 내수 부양으로 글로벌 무역을 되살렸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2015년 6월 시총 10조달러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에도 경제 성장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정부가 돈풀기에 나섰고 개인 투자자의 ‘묻지마’ 주식투자가 급증했다. 중국 증시는 이후 3개월에 걸쳐 시장이 폭락하면서 약 5조2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독일 팬·모터 전문기업 이비엠팝스트의 중화권 최고책임자는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번 경기부양책은 2008년 때와 비교해 제한적이고, 중국의 자급력이 높아져 수출입 의존도 역시 예전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회복됐지만 자동차와 제조업의 생산·판매가 큰폭으로 하락하고 소비자와 기업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브이자형 반등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hanira@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