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 이익 늘었다? 줄었다?…은행, 알쏭달쏭 충당금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호(好)실적인데, 이익은 줄었다. JP모건체이스와 시티은행, 웰스파고 등 2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미국 은행들 얘기다. 번 돈이 늘었는데, 혹시 모를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잔뜩 쌓은 결과다. 이달 말부터 실적 발표를 할 국내 은행들도 고민에 빠졌다. 2분기 실적이 나쁘지는 않은데, 충당금을 얼마나 쌓아야 할지 애매해서다.

14일(현지시간)JP모건과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은 가계·기업대출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2분기 대손충당금을 적게는 79억달러(약 9조4800만원)에서 많게는 104억달러(약 12조4800만원)로 책정했다. 3사가 경기침체에 대비해 확보한 대출손실자금은 1분기 대비 약 90억달러 규모로 급증했고, 이에 따라 은행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50~71%의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이날 은행주의 향방은 크게 엇갈렸다. 실적 발표 후 JP모건의 주가는 전일 대비 0.57% 상승한 반면 시티그룹과 웰스파고는 각각 3.93%, 4.54% 하락 마감했다.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비이자사업, 특히 CIB 분야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99억달러를 기록했다. 상업은행(CB)인 시티와 웰스파고는 비이자수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 한 해 은행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란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대출 연체가 예상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은행 대출을 받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다”며 “연체가 늘어난 부분보다는 향후 코로나에 따른 경기 여파를 우려해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의 2분기 영업실적도 이달 발표될 전망이다. 현재 금융 당국은 국내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률을 100%대에서 120%대로 늘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 실적이 낮아지는 만큼 적립에 보수적인 입장이다. 은행들의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폭이 클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과거 감소해왔기 때문에 2분기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연체율이 크게 늘어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충당금을 대폭 늘리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5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 대비 0.02%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전년 동월 말 대비 비교했을 때는 0.08% 하락한 수치다. 5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도 1.2조원으로, 전월 대비 0.2조원 감소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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