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일홀딩스 허기호 회장 조사 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허기호 한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허 회장이 한일시멘트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자신이 보유한 회사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출, 사적 이득을 본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서울남부지검 지휘 하에 전날 허 회장 자택과 한일홀딩스 및 한일시멘트 본사 등에 수사관을 보내 허 회장이 시세조종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회장이 직접 시세조종에 가담, 사적 이득을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번 수사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한일시멘트 그룹에서 시세조종 의심을 받을 만한 거래는 지난 5월 발표된 한일시멘트와 HLK홀딩스의 흡수합병 건이 유력하다. 한일홀딩스 산하에 있는 두 회사를 하나로 합쳐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명분이다. 양사의 합병 비율은 한일시멘트 1 대 HLK홀딩스 0.5024632로 책정됐다.

한일시멘트의 주가는 2018년 8월 12만원대에서 올해 5월께에는 8만원대로 30% 넘게 하락했다. 허 회장은 한일홀딩스 지분은 30% 갖고 있지만 한일시멘트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한일홀딩스가 한일시멘트 지분 34.67%를 가진 최대주주다. 피합병법인인 HLK홀딩스는 한일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한일시멘트 기업가치가 낮을 수록 합병 이후 허 회장이 직접 지배하는 한일홀딩스의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높아지게 된다.

또 합병을 하게 되면 한일시멘트는 2670억원에 달하는 HLK홀딩스의 부채 전부를 넘겨받게 된다.

한일시멘트 단독으로는 기존 56.0%이던 부채비율(부채액 4965억원)이 합병법인에서는 65.5%(7836억원)으로 수직상승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주가 기준으로 합병비율이 정해지는 만큼 주가 변화에 따라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총수 일가와 관련된 회사와의 합병은 의심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특사경의 이번 강제수사는 특사경 출범 1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강제 수사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특사경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9월, 올해 6월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한 바 있으나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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