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공익적 후원활동 위축 우려”“이재용 재판장 ‘형사처벌 신중’ 언급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장이 다른 형사사건 선고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 확대 부작용을 우려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15일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심에서는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던 사건이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 일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전 전 수석이 횡령 피해액을 협회에 공탁했고 횡령 액수가 비교적 크지 않았으며 e스포츠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점 등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특히 “기업이 공무원의 요청이나 부탁에 의해 사회단체에 공익적 후원을 하는 행위를 폭넓게 제3자 뇌물공여로 봐 형사처벌하는 경우, 자칫하면 기업의 공익적 후원 전반에 냉각효과가 생겨 사회단체에 의한 공익적 활동 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다”며 “형사법원은 기업의 대표이사 등이 공무원에게 제3자뇌물공여죄의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함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부장판사는 이재용 부회장 사건 재판장이다. 그는 “우리의 경제질서에서 기업의 존재는 필수적”이라며 “기업의 공익적 후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개인회생 등 파산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정 부장판사는 ‘치료적 사법’을 강조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 사건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고, 삼성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부회장 사건은 현재 심리가 중단된 상태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재판장이 공정하지 않다’며 기피신청을 냈고, 재판부 교체 여부는 대법원 판단에 달린 상황이다. 만약 대법원이 특검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이거나, 내년 2월 초 법원 정기인사 때까지 결론을 내지 않을 경우 정 부장판사는 이 사건 선고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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