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은’ 신사임당 10조원

지난 1~6월 5만원권이 역대 상반기 최대 규모로 신규 발행됐지만, 중앙은행으로 돌아오지 못한 금액도 2009년 발행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및 자산관리의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현금보유 심리가 강화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부동자금이 실물 통화의 형태로 확대된 요인도 작용했단 분석이 더해진다.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만원권은 총 13조9650억원 발행됐다. 이는 한은이 5만원권 발행을 시작한 2009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작년 상반기보다 2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발권력까지 동원하면서 유동성 공급에 전격 나선 결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한은으로 회수된 5만원권은 4조5899억원에 그쳐 상반기 중 환수율이 32.9%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5만원권을 발행한 이듬해인 2010년 이후 상반기 준으로 2014년(28.1%)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상반기 평균 환수율(55.2%)에도 크게 못 미친다.

발행액에 환수액을 제한 미환수액 규모만 보면 올 상반기 현재 9조3751억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1~6월 시중에 풀린 1억원어치 5만원 중 7000만원 가까이가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고 소재 불분명 상태란 것이다.

5만원권은 지난달 2009년 6월 이후 발행 열한 돌을 맞았다. 지난달 현재 5만원권의 총 발행액은 약 227조원으로 이 중 환수된 금액은 112조원으로 49.4%의 누적 환수율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6월 기준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약 115조원이고, 전체 화폐 잔액(약 137조원)의 84%(금액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은이 현금 발행 규모를 늘리면서 시중 통화량도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의통화(M2) 규모는 3053조9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5조4000억원(1.2%) 늘었다. 월별 통화량 중 1986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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