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의혹’ 이웅열 전 코오롱회장 재판에…수사 마무리 수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개발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성분을 허위 표시하고, 환자들로부터 백억원대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인보사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이 전 회장이 기소되면서 관련 수사는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는 16일 이 전 회장에 대해 약사법 위반, 사기, 배임증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 인보사 2액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GP2-293)’로 제조·판매하고, 환자들로부터 약 160억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이 전 회장이 사전에 알고도 은폐했다고 봤다.

인보사는 ‘동종연골 유래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연골 유래 연골세포’가 담긴 2액을 주성분으로 해 품목허가를 받은 골관절염 치료제로, 2017년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초 제출했던 자료와 달리 2액의 형질전환 세포가 연골세포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밝혀지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신장유래세포는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또 2011년 4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임상책임의사 2명에게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 1만주(매도금액 합계 40억 이상)를 부여한 후, 2017년 4월 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또 ▷2015년 5월게 인보사 미국 임상중단 사실 등을 숨긴채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를 부양한 혐의 ▷2016년 6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코오롱티슈진 지분 투자를 받으면서, 유리한 사실만 강조하면서 1000만딸러 지분 투자를 받은 혐의 ▷2017년 11월 허위로 속여 한국거래소 상장업무를 방해하고, 코스닥 상장에 거짓 기재 방식으로 약 2000억원 상당을 유치한 혐의 ▷타인 계좌를 이용해 코오롱생명과학 차명주식 매도 자금으로 77억 상당의 미술품 등을 구입한 혐의 등도 적용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과 함께 코오롱티슈진 스톡옵션을 제공받은 국내 임상책임의사 2명과 금품을 수수한 전 식약처 공무원 1명, 차명주식 관리자 등 5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 사건 범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음에도 미국에 머무르면서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코오롱티슈진 주요 관계자 3명에 대해서는 국제수사공조를 통한 신병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고, 주요 증인인 미국 연구원 등에 대해서는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성분이 바뀐 경위와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지난해 5월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면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환자들과 시민단체 등의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 2월에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혐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기각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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