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행복경영’ 실험…SK이노 ‘노사공동협의회’ 출범

김준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의 행복 전담 조직인 ‘행복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구성원이 직접 회사와 조직의 행복을 위한 안건을 정하고 이를 상시 논의하는 노사 협의체다. 이는 최태원 회장의 ‘행복경영’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오는 22일 SK이노베이션 노사 행복협의회 출범을 기념하기 위해 울산공장을 방문한다.

행복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창출, 문화혁신 등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의제를 상시 논의하기 위한 조직으로 지난 1일 울산 공장에서 출범했다. 김준 사장은 울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나 행복협의회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행복협의회 출범에 앞서 이메일을 통해 “행복협의회는 회사가 제도를 검토하고 노사간 협의 거쳐 시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회사와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구성원들이 직접 미래지향적 안건에 대해 상시 논의하고 해결안을 도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행복협의회는 직원들이 행복 관련된 미래지향적 안건을 발굴하고 상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울산공장 특성을 반영해 현장에 있는 기술 감독직의 이슈를 해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협의회는 회사 구성원들의 행복과 조직문화 발전을 위한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토론하는 클랜(Clan)도 만들었다. 올해는 여러 주제 중 ‘세대공감’을 주제로 선정됐다. 세대 공감 클랜으로 선정된 구성원은 약 5개월간 세대공감 문화 조성을 위한 과제 발굴에 참여한다. 오는 9월에는 직위체계에 대한 주제로 구성원들에게 개선안을 수렴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가 있는 석유화학공단 모습. [연합]

SK이노베이션의 행복협의회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행복경영’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조직됐다. 작년 6월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 별로 행복경영을 실천하는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한 후 현재 주요 계열사 대부분은 행복 관련 전담 조직을 만든 상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작년 12월 조직개편 때 ‘행복문화위원회’라는 행복전담 조직을 이석희 대표이사(CEO) 산하에 만들었다. 사내에 웹페이지를 만들어 행복 콘텐츠 공모전을 실시하고 생활안전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사내 인사와 노무 등을 담당하는 기업문화센터 산하에 행복소통 센터오브엑설런스(COE)를 만들었다. SK케미칼 역시 올해 1월 행복추진팀이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최 회장은 작년 6월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9확대경영회의에서 “각 회사들은 행복지도를 어떻게 찾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효율적인 방법론과 계획을 전담할 조직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에도 최태원 회장은 “SK의 행복경영 지도는 끝이 없다”면서 “행복은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의 행복전담 조직은 최 회장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업계 특성과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 네이밍에서 활동까지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행복 전담 조직의 주요 활동은 세미나 등에서 공유하기도 하지만 그룹차원에서 보고를 받거나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서 “행복관련 조직은 경쟁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의 행복 전담 조직이 완성되고 활동에 들어가면서 최태원 회장의 행복 경영이 계열사별로 시스템화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SK그룹의 목표가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방향이 설정되고, 이에 대한 구성원간의 공감대가 형성된 단계라면 이제는 그 방향성을 따라가기 위한 실천이 실행단계에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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