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만원 겐조 명품패딩이 50만원에?

14일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해외명품 대전 행사장’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위해 줄 서 있다. [연합]

이달 중순부터 본격 시작되는 패션업계의 ‘역시즌 세일’이 올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브랜드가 쌓아놓은 재고가 크게 늘어난 데다, 올해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역시즌 세일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명품 패딩을 9만원에”…최대 90%까지 할인=16일 유통업계 및 패션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부터 8월, 늦게는 9월초까지 패션 브랜드들이 역시즌 세일에 돌입한다. 특히 7월 중순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 및 아웃도어, 스트릿 브랜드를 중심으로 최대 90%까지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8월 2일까지 롯데백화점은 겐조, 막스마라와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 24개 상품을 판매하는 2020년 상반기 결산 ‘해외명품대전’을 진행한다.

오는 19일까지는 잠실점, 오는 27일부터 8월 2일까지는 본점에서 총 3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정상가 125만원인 겐조 롱다운패딩을 50만원에, 시스막스 패딩 코트는 29만9000원, 리본 패딩을 9만원에 판매한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세일이 진행된다. 오는 8월 7일까지 무신사스토어에서는 총 400여 개 브랜드, 5500여 개의 아우터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역시즌 아우터 특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패션 브랜드가 운영하는 자사 쇼핑몰에서도 역시즌 행사가 진행 중이다. 오는 31일까지 LF몰에서는 브랜드별 이월상품을 할인가에 판매 중이며, 15% 추가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코오롱몰에서도 개별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역시즌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50%, 네파는 77%까지 자사몰에서 역시즌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 ‘재고는 악(惡)’, 털어야 한다=패션업계가 높은 할인율로 겨울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에는 재고 부담때문이다. 유행을 반영하는 패션업계 특성상 한 시즌만 지나도 상품의 가치는 하락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진행하는 시즌 오프 행사에서도 이전 시즌 제품은 20~30% 할인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겨울 상품은 여름철이 되면 더 가치가 떨어진다. 50% 할인은 기본, 많게는 70~8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패션업계에서 재고는 ‘악(惡)’이라 표현할 정도로 재고 소진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부담도 커졌다. 내수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패션업계는 지난 상반기에 내수판매 뿐 아니라 수출 부진 등 침체된 분위기를 면치 못했다.

‘2020년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라는 한 차례 대형할인행사가 있었으나 여전히 소진해야 할 재고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남은 하반기동안이라도 제대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재고를 최대한 소진해 현금 흐름에 숨통을 트여야 한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역시즌 세일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참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면세점에서 판매되던 명품 브랜드 상품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저렴한 가격에 풀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몇몇 온라인몰에서 명품 브랜드 할인 행사와 함께 브랜드 제품 할인 행사도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관심 품목과 함께 브랜드 상품을 배치하면 경쟁 효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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